[칼럼]③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빚잔치 우려’

[칼럼]③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빚잔치 우려’

“전주시, 부채에 허덕이는 부동산 개발업자 ‘장밋빛 청사진’에 우롱”

기사승인 2024-05-08 10:47:42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부실 파문으로 건설경기 침체에 금융권 신규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시행사 (주)자광이 과도한 부채를 떠안고 사업을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사업의 문제점과 해법을 5부에 걸친 연속 칼럼으로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전북 전주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지난달 16일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사업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전주시가 전주시민을 상대로 지역개발사업을 설명하는 공적인 자리인데도 전주시청 담당과장의 5분 정도 인사말 외엔 대부분 민간기업 ㈜자광 전은수대표가 전주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우범기 전주시장이나 담당 국장이 나서서 떳떳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자광의 개발방식인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브릿지론에 대한 지식이나 업무이해도가 떨어지는 담당공무원들이 이런 대규모 사업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분명해 보였다.

㈜자광 전은수대표의 주민 설명에는 ▲시공사 입찰 선정 ▲동시착공-동시준공 ▲시공사 책임준공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태영건설 채권단의 기업구조개선 작업 윤곽도 공개됐다. 태영건설 부동산PF 60개 사업장 중 20개 사업장이 브릿지론 단계인데, 이 중 1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경매 공매를 통해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입찰을 통해 향후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자광 전은수대표의 설명대로라면, 브릿지론 단계 20개의 사업장은 태영건설이라는 시공사와 무관해야 한다.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 대책이라는 것이 선정도 되지 않은 시공사(태영건설)가 교체되고, 유령 시공사(태영건설)의 부실 때문에 ㈜자광 같은 시행사의 사업부지가 경매 또는 공매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구상이다.

롯데건설(주)은 지난 2017년 10월 전주 대한방직부지 자산양도양수 계약을 할 때부터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사업계획 보증인이자, 시공사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나이스신용평가(주)의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위한 신용평가 서류에 공개됐다. 

(주)자광 전은수 대표가 공언한 ‘동시 착공-동시 준공’도 의문시된다. 

㈜자광은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사업에서 153층 규모 초고층 타워(높이 470m), 10만평 정도의 복합쇼핑몰, 5성급호텔(객실 200실), 최고급 아파트와 오피스텔(4천 세대) 등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착공 후 2년 정도면 준공이 가능하지만, 153층 타워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시설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짓고 난 후 그 지역의 상권을 분석하고 사업성 추이를 전망해 계획하는 것이 기본이다. 

문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준공하기 전에 미리 분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한방직 부지의 실제 사업자가 롯데건설이라는 데 있다. 이미 전주시와 롯데는 지난해 전주 종합경기장을 이전하고, 그 부지에 롯데백화점과 4성급 호텔을 짓겠다는 개발사업 협약을 맺었다. 

5성급 호텔을 짓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우범기 전주시장에게 롯데는 5성급 호텔은 사업성이 없어 4성급 대중호텔을 짓겠다고 협약을 맺었다.  

전주 서신동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276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매출이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정체를 보이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추세에 경기침체로 유통사업 분야에서 고전하는‘유통공룡’ 롯데가 대한방직부지에 복합쇼핑몰을 추가로 짓는 다거나, 경쟁업체의 호텔 입점을 허용할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주)자광이 확언한 책임준공도 문제다.

부동산PF 사업장에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나 사모펀드에서 선뜻 수천억원대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땅 값 한도 내에서 돈을 빌려주니 쉬워 보이지만, 초고층타워, 복합쇼핑몰, 호텔을 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고 철저하게 사업성을 따지게 된다. 

153층 타워를 예로 들자면, 전세계 초고층타워의 입장객 수와 입장료, 입점 업체의 임대료 수익 등에 근거한 매출 수입 등 비교 가능한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판매비, 관리비 등을 제외한 영업수익, 이자 등을 차감한 순수익 등을 철저히 계산해 타워 건축비의 기회비용 대비 수지가 맞아야 한다.

그러나 ㈜자광의 전은수 대표는 이런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막연히 1년 입장객을 200만명으로 추정하고, 타워운영 수익이 40억원 정도 된다고 설명한다. 아무리 절차가 허술해도 이런 부동산PF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건설사와 금융사들이 주도한 부동산PF 위기로 나라가 어지럽다. 이제라도 우범기 전주시장과 공무원들은 과도한 부채를 떠안고도 ‘장밋빛 청사진’으로 포장한 대규모 부동산PF로 전주시민을 호도하는 부동산 개발업자 편이 아닌 시민의 편에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글. 전주시민회 이문옥 사무국장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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