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둑리그 최강 팀을 가리는 무대, 포스트시즌이 드디어 시작된다. 준플레이오프에 첫 경기부터 중국 특급 용병 ‘당이페이’가 오더에 이름을 올리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1경기 한국물가정보-수려한합천 오더 중 1~3국이 공개됐다. 만약 3-0이 된다면 4국과 5국은 진행하지 않는다. 2-1일 경우에는 세 판의 대국이 모두 끝난 직후 4국 오더를 공개한다.
준PO 1~3국 오더를 살펴보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면서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는 한국물가정보가 출전 선수 면면에서도 여유를 보인다.
1국에 한국물가정보는 2지명 한승주 9단, 2국에는 주장 강동윤 9단을 배치해 초장부터 기선 제압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고, 3국에는 팀의 에이스이자 중국에서 섭외한 특급 용병 당이페이 9단을 출격시키면서 준플레이오프를 첫 날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한국물가정보가 준PO 1-2 경기 중 한 판만 이겨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반면, 정규시즌 4위로 패널티를 받은 수려한합천은 패점 없이 2연승을 거둬야 PO에 진출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수려한합천 역시 주장 원성진 9단이 3국, 2지명 한우진 9단이 2국에 배치되면서 ‘강대강’ 대치 양상. 다만 1국에선 3지명 송지훈 8단이 아닌 4지명 한태희 8단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이 선택의 결과에 따라 준PO 1경기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1국이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물가정보 2지명 한승주 9단이 수려한합천 4지명 한태희 8단을 상대로 4승1패,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승주 9단은 한태희 8단을 상대로 10년 전 명인전 예선에서 한 판을 내줬을 뿐 이후 2018년 바둑리그부터 지난해 농심배까지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2국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하는 한국물가정보 주장 강동윤 9단과 수려한합천 2지명 한우진 9단 이번 시즌 바둑리그에서만 두 번 맞붙은 데 이은 세 번째 대결이다. 서로 한 판씩 주고받은 두 선수의 팽팽한 흐름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한 전망.
3국에선 최근 메이저 세계대회인 몽백합배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물가정보의 중국 용병 당이페이 9단과 수려한합천의 주장 원성진 9단이 맞붙는다. 현재 랭킹이나 전력은 당이페이 9단 쪽이, 상대 전적은 원성진 9단이 7년 전 승리로 1대 0으로 앞선다는 점에서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다.
2003년 드림리그로 출발한 바둑리그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용병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해 외연을 넓히고 보는 재미를 높였다. 우리나라 상위 랭커들은 이미 2001년부터 중국갑조리그에서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다.
8개 팀이 경합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한 팀당 1∼5지명 다섯 명의 선수와 함께 용병을 포함한 후보 선수 1명을 보유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도입되면서 각 팀 감독들의 ‘섭외력’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날부터 이틀 연속 진행하는 한국물가정보-수려한합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본격 돌입하는 바둑리그는 오는 11일 플레이오프, 15일에 챔피언결정전을 펼친다. 챔프전이 최종 3차전까지 갈 경우 17일 대망의 우승팀이 가려진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