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35년’ 김건 “북한 비핵화 위한 평화적 방안 찾겠다” [당선인 인터뷰]

‘외교부 35년’ 김건 “북한 비핵화 위한 평화적 방안 찾겠다” [당선인 인터뷰]

尹정부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상임위 외통위 희망…1호 법안 대외제재법·지방외교지원법 관심
“차기 지도부, 원외 당협·국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기사승인 2024-05-10 06:00:27
김건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이 9일 국회 인근 카페에서 쿠키뉴스를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북한 비핵화를 외교적인 방안으로 평화롭게 이룩하겠다”

김건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설파했다. 김 당선인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방안과 어떤 의정활동을 할지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김 당선인은 9일 국회 인근 카페에서 쿠키뉴스를 만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해결하는데 40여년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했고 미국의 봉쇄 정책도 성과를 보는데 약 50년이 걸렸다”며 “우리는 비핵화 정책을 30년 동안 해왔고 같은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국제사회 역시 계속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23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서 35년 동안 근무하면서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직전엔 윤석열 정부의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했고 북핵협상과장, 북핵외교기획단장을 맡아 비핵화 의제를 주로 다뤘다. 올해 초 국민의힘에 인재영입 돼 비례대표 상위 순번인 6순위에 들었다.

주영국대사를 했던 지난 2021년엔 한국 전통의상인 한복과 갓을 착용하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해 이슈몰이를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북미국 심의관과 장관특별보좌관, 주벤쿠버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김 당선인이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는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다. 그곳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인 외교 안보 이슈를 맡겠다는 게 이유다. 그는 “1호 법안으론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는 대외제재법(가칭)으로 우리가 국제 사회에서 제재에 대한 이행을 요구받을 때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국내 법적 근거가 미약하거나 불확실해서 그런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 가지는 지방외교지원법(가칭)”이라며 “지방자치단체가 점차 타국 지자체랑 협력하면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각 외교 활동 노력을 잘 조율할 수 있고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외교적 이슈뿐만 아니라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협치를 통해서 민생을 개선하는 결과물을 내놓을 책임이 여당에 큰 과제로 떨어졌다”며 “차기 당대표나 원내대표는 정쟁을 극복하고 필요시 정부를 이끌면서 민생을 개선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108명의 의원들이 함께 뭉치고 원외 당협위원장,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이 9일 국회 인근 카페에서 쿠키뉴스를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아래는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비례대표 상위 순번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22대 입성 소감은.
▷지금까지 외교를 맡는 행정부처의 공무원으로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일을 했다. 선출직으로 일하게 돼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요구되는 것이 조금 다른 거 같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결국 국민들이 나한테 바라는 건 일을 잘하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가고 싶은 상임위와 내고 싶은 1호 법안은.
▷나는 외교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이를 통해 의정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외통위를 희망한다.
1호 법안은 두 가지를 고민 중이다. 첫 번째는 대외제재법(가칭)으로 국제 사회에서 동참하길 원하는 제재 방침이 많이 있다. 우리가 이행을 요구받을 때 이를 위한 국내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미약하거나 불확실할 때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지방외교지원법(가칭)이다. 지자체가 타국 지자체와 협력하는 등 점차 적극적인 외교를 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하는 전반적 외교 노력이랑 잘 조정되길 바란다. 또 지자체가 하는 많은 외교 활동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북핵 문제에 대한 전문가다. 당선인은 해당 사안을 어떻게 보는가.
▷북한 비핵화를 이루는 건 우리 정부가 30년 동안 일관되게 했던 정책이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약 30년 전에 시작해 북핵 문제가 국제 이슈가 됐는데 진보정권이나 보수정권 모두 비핵화를 시켜야 한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는 전쟁 등의 물리적 방법이 아닌 외교적이고 평화적으로 이룩해야겠다는 공감대를 갖고 일관적으로 추진했다.
물론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시간이 걸린다. 남아공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해결하는데 40년간의 외교적 노력을 필요로 했고 미국의 봉쇄 정책도 성과를 보는데 약 50년이 걸렸다. 우리는 비핵화 정책을 30년 동안 하면서 같은 기조를 유지했고 국제사회 역시 계속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국 자체 핵무장에 대한 시각은.
▷한국의 자체 핵개발에 반대한다. 일부 국민들의 자체 핵무기 보유 필요성에 대한 반응은 자연스럽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하는 이유는 핵무장 길로 들어가는 순간 남한과 북한은 영구적 핵보유국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또 국제 사회가 지향하는 바는 온 인류가 핵무기로부터 벗어나는 거다. 그렇게 하지 않는 국가는 북한처럼 국제 사회 제재를 받고 있다. 한국은 무역을 해서 살아가는 국가인데 전 세계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는다면 큰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일부 국민들이 그런 생각을 갖는 건 이해하지만 우리에겐 대안이 있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지력 속에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핵동맹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북핵 위협에 대해서 우리도 한미동맹에 핵능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런 동맹이다. 상대방이 핵무기를 가져오면 우리도 핵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총선 패배 후 당내에서 쇄신 목소리가 나온다. 본인의 쇄신안은.
▷수구가 기존에 있는 걸 계속 지킨다는 의미라면 보수는 온고지신이라고 생각한다. 옛것은 지키고 고칠 건 바꾼다는 의미로 보수의 가장 주요 이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지킬 것이 무엇이고 바꿀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게 첫 번째 할 일이다. 그 다음에 고칠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게 혁신안이라고 생각한다.
또 보수의 중요 가치는 자유와 기본권이다. 일부 국가에선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안면인식기술 같은 것이 개발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유튜브나 아마존 등 IT기업들은 내가 관심 있는 것을 계속 띄우는 알고리즘의 시대다. 극단적으로 AI시대라고 볼 수 있다. 얼마 뒤에 진정한 AI시대가 시작될 텐데 그때 우리의 자유와 존엄, 기본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보수가 답할 수 있는 가장 큰 고민이 그것이다.

-차기 당 지도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당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협치를 통해서 국민들의 민생을 개선하는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정치권에서 특히 여당에 가장 큰 과제로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정쟁을 극복하고 정부를 필요할 땐 이끌고 나가면서 민생을 개선할 결과물을 내야 한다. 그런 사람들 밑에서 108명의 의원들이 뭉치고 원외 당협위원장과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김 당선인에게 정치란.
▷정치는 ‘올바름’이다. 가장 중요한 건 국가 발전을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올바른 정책을 만들면서 삶의 자세도 올바르게 가져가야 한다. 모든 사람이 잘못하는 게 있을 수 있지만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고 그런 정치인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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