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제4번은 차이코프스키가 파경의 아픔을 겪고 도피성 여행을 떠난 중 작곡한 것이다. 인간의 고독과 운명을 그리는 이 작품은 1878년에 초연하여 대성공을 거뒀다.
1악장은 압도적인 팡파르로 시작하여 운명 앞에 아무 힘도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묘사한다. 이는 행복한 분위기의 선율이 교차로 등장하며 더욱 극대화된다.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듯 애상적인 2악장이 감정을 이어가다 3악장에서는 러시아 무곡풍의 민속적인 선율로 경쾌하게 발전한다. 차이콥스키는 이에 대해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한 듯 혼란스러운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4악장은 분위기가 고조되며 힘차고 강렬한 마무리로 끝난다.
송유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에서 유학하여 전설적인 지휘자 일리야 무신의 추천으로 본격적인 지휘 공부를 시작,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 말리홀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친 후 매 시즌 러시아에서 정기 공연과 순회 연주하며 지휘자로서 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날 무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가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서곡’ ‘바이올린협주곡’ 등도 선보인다.
박수예는 2009년부터 베를린의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 울프 발린 교수를 사사, 현재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2023년 4월에는 BIS 레이블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롤란드 푄티넨과의 전곡 시마노프스키 음반이 발매, 지금까지 다섯 장의 인터내셔널 음반을 발매한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2년에는 포브스 코리아 선정 2030파워리더 20인에 선정되어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탄탄한 연주실력과 폭넓은 레퍼토리로 1988년 창단 이후 언제나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받아 온 한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온 ‘말러 시리즈’는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 업적으로 평가받았다. 2005년 음악단체 최초로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천=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