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추경호 첫 회동…野 ‘추경·특검 수용’ 언급하자 與 ‘무표정’

박찬대·추경호 첫 회동…野 ‘추경·특검 수용’ 언급하자 與 ‘무표정’

여야 원내대표 첫 상견례
“소통 통한 협치” 공감대…1주일에 한 번씩 식사하기로
野 쟁점 법안 쏟아내자 與 “훅 들어오면 대화 못해

기사승인 2024-05-13 15:15:55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가 첫 공식 회동을 했다. 두 원내대표는 ‘대화를 통한 협치’를 이룰 것에 공감대를 모았지만 민생회복지원금,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1주 늦게 취임한 추 원내대표가 박 원내대표 지역구 출신 배준영 국민의힘 내수석부대표와 함께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악수한 뒤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가진 넥타이 중 가장 붉은기가 있는, 파랑색이 섞인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며 “넥타이로 환영의 표현을 해보고자 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도 “주변 동료 의원뿐 아니라 국회 보좌진 사이에서도 같이 일하기 좋은 의원으로 평이 나 있더라. 그래서 기대가 크다”며 “박 원내대표와 국민이 바라는 의회 정치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박 원내대표가 각종 쟁점 현안을 언급하자 추 원내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책임감을 느낄 텐데 산적한 현안을 풀어가는 데 야당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며 “현안을 풀어가는 인식 방향엔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얼마나 소통으로 풀어갈지 기대도 크고 우려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추경편성 협조’ 요청에 ‘호’하고 대답해달라고 한 적 있다”며 “시급한 민생회복지원대책이 필요한데 집권여당이 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에 적극 협조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채상병 특검법 때문에 (국회가) 많이 긴장된 상황”이라면서도 “(채상병 특검법 수용은) 총선 민심의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인 사안이다.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께 수용을 건의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압박했다.

‘라인 사태’와 관련해서도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 주권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사안이다. 우리 국회에서도 관련 상임위원회를 즉시 열어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오늘 인사차 상견례 자리에 온 만큼 구체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훅 들어오고, 제 견해를 훅 이야기하면 더 이상 대화를 못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드릴 말씀 없다. 우리는 대화로 잘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는 약 15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비공개 회동에서 ‘소통’의 중요성에 의견 일치를 봤다. 

비공개 회동 직후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산적해 있는 현안에 대해 여야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에 깊이 공감했다”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식사도 하고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도 “일주일에 한 번만 만나는 것이 아니고 만나는 횟수는 그보다 훨씬 더 자주일 수 있다”며 “식사를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하자는 취지로 이야기 나눴다”고 부연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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