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도입된 공공주택 사전청약 제도가 폐지 절차를 밟는다. 사전청약 단지들이 본청약 시기가 도래하고 있으나 사업 지연으로 인해 본청약과 입주가 장기 지연되는 등 불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국토교통부는 공공 사전청약(사전청약) 신규 시행을 중단하고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사전청약 완료 단지들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보다 빠르게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전청약은 공공분양주택(뉴:홈)의 조기 공급을 위해 지구단위계획 승인 시점에 이뤄지는, 본청약에 선행하는 제도다. 2021년 7월 문재인 정부는 집값 급등기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2사전 청약 제도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사전청약이 주택 착공 전에 진행되는 특성상 지구 조성 과정에서 보상이나 문화재 발굴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본청약·입주까지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경기 군포 대야미 A2 신혼희망타운은 2021년 10월 사전청약을 받고 지난달 본청약이 계획됐으나 최근 3년 이상 연기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 간 송전선로를 옮기는 과정에 이견이 생겨 공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본청약일 2주 앞두고 연기 통보를 받으며 혼란에 빠졌다.
오는 9~10월 본청약이 예정된 7개 단지도 본청약 지연이 예정됐다. 해당 단지는 △ 남양주왕숙2 A1(762가구) △ 남양주왕숙2 A3(650가구) △ 과천주암 C1(884가구) △ 과천주암 C2(651가구) △ 하남교산 A2(1천56가구) △ 구리갈매역세권 A1(1천125가구) △ 남양주왕숙 B2(539가구)다. 이들 단지는 본청약이 적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늦어진다.
국토부는 본청약이 미뤄진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주거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세임대를 추천‧안내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본청약이 6개월 이상 지연된 경우, 본청약 때 계약금 비율을 10%에서 5%로 낮춰 나머지는 잔금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중도금 납부 횟수는 2회에서 1회로 조정한다. 또 본청약 지연 단지가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LH는 사전청약 당첨자가 직접 거주하기를 원하는 주택을 구하면 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어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전세임대를 안내한다. LH는 그간 본청약 예고일 1∼2개월 전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본청약 지연 여부를 통보했으나, 앞으로는 예상 지연 기간과 사유를 최대한 일찍 안내하기로 했다.
앞으로 새로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은 사전청약 없이 바로 본청약을 진행한다. 올해는 22개 단지, 1만2000가구가 본청약으로 공급된다. 국토부는 앞서 공공분양주택 ‘뉴홈’ 1만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제도 자체를 폐지하며 없던 일이 됐다. 이에 공공 사전청약 단지 99곳에 지구별로 LH 담당자를 배치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점검하고, 국토부·LH 간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기간 단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문가는 사전청약 제도의 한계는 이미 예정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예정일이 연기되는 등 사전청약의 문제와 한계는 도입 초기부터 지적되던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신규시행을 중단하는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후분양을 독려하던 정책이 주택공급 확대로 방향을 틀며 예상된 문제들이 있음에도 도입됐다”라며 “추후 사전청약을 다시 도입하게 될 경우 현실적인 실행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