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기록한 식품업계…가격 압박 우려에 “할 말 많지만”

호실적 기록한 식품업계…가격 압박 우려에 “할 말 많지만”

식품업계, 1분기 호실적에 정부 물가 조정 압박 우려
업계, 원자재 상승 부담에 물가 인상 필요성도 제기
“코로나19 이후 영업이익 오르며 착시 효과 있어”
“정부 협조 취지 이해…누르는 게 해결책은 아냐”

기사승인 2024-05-22 11:00:02
21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원자재 가격과 에너지비용 등의 상승으로 식품업계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식품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정부의 물가 인상 제재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구감소에 따른 글로벌 진출 전략과 한류 콘텐츠 인기에 따라 해외실적이 증가하고 국내에서는 건강·간편식·재미 등 트렌드에 맞춘 상품을 내놓으며 식품사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7.5%, 12%, 92% 상승했다. 특히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5.1% 증가하며 ‘식음료 업계 희대의 서프라이즈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업계도 전년 동기 대비 좋은 실적을 냈다. 매일유업의 영업이익은 54.8% 증가했다. 남양유업은 적자를 보였지만 ‘오너리스크’ 문제 해결에 나서며 적자폭을 52.9% 축소해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제과·빙과업계도 마찬가지다. 해태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1%, 크라운제과는 10.% 증가했으며 오리온은 26%, 빙그레는 65.2% 롯데웰푸드는 100.6% 늘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호실적을 이유로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14일에도 가공식품과 외식메뉴 가격 인상이 잇따르자 물가 안정을 위한 협의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원자재 인상 등에 따라 상황이 좋지 않아 가격 인상 자제 요구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입장이다. 농심의 경우 원자재값 상승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잘 나온 곳도 있지만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다”며 “영업이익이 상승했지만 코로나19로 떨어졌다가 올라 많아 보이는 곳도 있어 아직은 정상화 단계인 곳도 많다”고 말했다.

B식품업체 관계자는 “식품사들도 정부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말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3, 4월 식품사 대표들과 ‘물가안정 동참 간담회’를 개최했다. 특히 롯데웰푸드는 가정의 달 동안 가격인상을 미뤄달라는 정부 요청에 따라 가격 인상을 6월로 연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 기업들을 누르고만 있으면 부담은 온전히 기업이 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제에 정부 개입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불평불만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며 “원자재부터 인건비, 에너지요금 등이 모두 오르는데 단순히 자제해달라거나 미루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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