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22대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백서를 두고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면담 신청이 쟁점사안으로 떠오르면서 특위는 총선백서 출간 시기에 대한 고심하는 분위기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발표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 당초 조정훈 특위위원장은 전당대회 전인 6월 중순에 백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2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전당대회 전에 할지 이후에 할지 장단점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서 발간 시기에 대해 신중한 이유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위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담을 요청하면서 친한동훈계(친한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2대 총선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를 면담하고 백서를 집필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개인적 의견으론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재차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당대표를 면담하는 건 전례 없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1대 총선 직후 총선백서위원으로 집필에 참여했다”며 “그때도 황교안 대표가 물러난 상황이었지만 그분을 모셔서 뭘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백서가 한 전 위원장 면담을 예고한 것에 대해) 재등판할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갖고) 부르려는 거 같다”며 “의심받을 지점”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는 전당대회 전에 총선백서를 발간하는데 이견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총선백서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라며 “이후 전당대회를 치러서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고 새 지도체제를 꾸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당내에서 백서 발간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