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한 이미지 벗어야”…중견 패션기업, 2030 공략 나서

“올드한 이미지 벗어야”…중견 패션기업, 2030 공략 나서

고물가에 얼어붙은 소비자 지갑…“돌파구 찾아야”
“오래된 브랜드, 올드한 이미지 탈색 작업 필요”

기사승인 2024-05-29 14:00:02
29일 서울의 한 마크엠 매장에서 손님들이 옷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심하연 기자

중견 패션기업들이 캐주얼 라인을 늘리고 2030을 공략하는 등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매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패션기업의 매출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분기 매출은 5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5.3% 줄었다. 같은 기간 한섬의 매출은 3936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3%, 40.2% 감소했다.

업계는 고물가에 소비자의 지갑이 얼어붙었다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가도 비싸고, 덩치 큰 브랜드가 무난하게 인기가 좋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가 너무 많아졌다”며 “이전이랑 비슷한 마케팅을 고수해서는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돌파구 찾기라는 과제 앞에 놓인 패션업계는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특히 중견 패션기업들은 고객층을 젊은 세대로 넓히고, 캐주얼한 라인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신원은 최근 남성복 정장 브랜드 ‘지이크’의 캐주얼 라인 비중을 50%까지 늘렸다. 신원 관계자는 “지이크는 정장과 캐주얼 상품 비중이 8:2 에서 9:1 정도였는데, 최근엔 캐주얼 라인을 대폭 늘렸다”며 “이전과 다르게 회사에서도 정장을 잘 입지 않는 분위기고, 결혼식도 너무 각 잡힌 옷들만 입지는 않는 경우가 많아서 캐주얼 라인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크엠’을 선보이고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서울의 한 마크엠 매장 관계자는 “최근엔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한 스트릿 무드가 인기가 많다”며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의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매장을 방문한 김모(34·여)씨도 “요즘에는 어딜 가도 너무 각 잡힌 옷은 입지 않는 분위기”라며 “예전엔 정장 느낌의 오피스룩을 많이 입고 다녔는데, 요즘엔 이런 스트릿 캐주얼에 눈이 더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모델 교체로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는 브랜드도 많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토리버치는 배우 박은빈을 최초 한국 공식 앰배서더로 선정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웨스트우드는 배우 박해수를 모델로 발탁했다. 기존 장년층 고객을 넘어서 40대까지 타겟층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견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만들어진 지 30년 이상이 된 경우엔 젊은 고객을 타겟층으로 삼기 쉽지 않다. 고객 눈에는 최근 나오는 트렌디한 신생 브랜드가 훨씬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패션에 가장 민감한 20~30대에게 눈에 띌 만한 상품을 내놓고 올드한 이미지를 탈색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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