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광주연구원과 분리돼 같은 해 7월 공식 출범한 전남연구원이 1년 가까이 원장 공석 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신임 원장 후보 인사청문회를 연 전남도의회가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27일 김영선 초대 전남연구원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28일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29일 전남도에 송부했다.
의회는 종합의견으로 “후보자는 34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하면서 전자통신 분야 전문역량은 높은 것으로 보이나, 지방소멸, 청년유출, 군 공항 이전, 전남 국립의대 설립 등 도정 당면 현안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지역의 현실과 기본적인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후보자는 4차·5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문간 융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타 학문과의 융합을 통한 집단지성으로 전남연구원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그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없다”고도 적었다.
또 “전남의 농수축산업과 첨단전략산업 등 현재 당면한 문제들을 타개할 통섭의 능력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통섭’은 서로 이질적인 것들이 섞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내는 것으로,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범 학문적 연구를 일컫는다.
청문회에서는 전남연구원의 성과물에 대한 질적 향상을 위한 독립성 확보 방안 마련도 지적됐다.
전남연구원의 전체 예산 중 출연금 비율이 52%, 수탁과제 수행에 따른 이익 27.6%, 영업 이익 18.6%로 상당부분을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탁과제도 도내 시군에서 수탁한 과제를 뺀 순수 외부 수탁과제는 8.3%에 불과하다.
이처럼 출연금과 도내 수탁과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연구 결과물이 예산을 가지고 있는 측에 유리하게 도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광주전남연구원 분리가 ‘역사적 퇴행’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구원 분리는 적절했다”며, 앞으로 광주와 상생협력 연구과제는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에는 모두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고, 인구 및 지방소멸 대응 방안 연구에 집중해 지역민 삶의 질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강진출신으로 고려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박사를 모두 취득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호남권연구센터 센터장, 제6대 한국광기술원 원장을 지낸바 있다.
전남연구원 이사회에서 승인받으면 다음달 초 취임할 예정이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