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콘퍼런스 기조강연 첫날 연사로 나선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공생의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 공정과 정의, 협력과 연대를 강조했다.
“이 시대의 교육은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책임을 다하는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고, 고소득의 직장을 얻는 경제적 측면에서 벗어나 공정과 정의, 협력과 연대의 가치를 가르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29일 개막식 직후 진행된 기조강연에서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를 주제로 연단에 오른 그는 청중에게 “열심히 공부하는 데 따른 보상으로 돈을 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청중들 간 찬반 의견을 듣던 샌델 교수는 “적절한 보상이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다더라도, 시장주의적 논리를 활용해 공부하도록 하는 게 과연 공정한가.”라고 반문하면서 끝없는 경쟁구도를 부추기는 한국의 현 교육 체계에 우려를 표했다.
또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더 많은 소득을 얻게 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이미 ‘우리’가 아니라 ‘나’의 성과들에 집중하게 된다. 이에 따른 불안과 부담,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샌델 교수는 각자가 지닌 능력을 공정하게 드러내 보인다고 믿는 한국의 수능, 미국의 SAT 등에서도 결국은 “사회‧경제적 계층 간 기회의 불균등, 불평등이 작용하고 있다.”며 “교육에 있어 정의는 무엇인지, 공정하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룬 성과들이 나 혼자 열심히 해서 이룬 것인가 생각해보라. 이는 부모, 교사, 사회, 국가 등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달성한 것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삶에 있어 행운을 기억하고 늘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정의로운 사회를 나아가기 위한 과제로는 상호존중의 책임 공동체 안에서 어우러지는 공생 체계 구축을 꼽았다.
샌델 교수는 “각자가 가진 행운, 삶의 배경은 모두 다르다. 문제는 이 같은 차이로 인해 격차가 커지는 것이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공생의 공간 속에서 내가 아닌 공동체의 성취,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연대하고 협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는 전남의 학생들이 대한민국 현 대입제도,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가치, 정의관 정립 등 샌델 교수의 의견을 묻는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개막한‘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는 6월 2일까지 5일간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콘퍼런스, 미래교실, 미래교육 전시, 문화예술교류, 미래교육 축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여수=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