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2차전지株, 증권가 ‘매도’ 의견까지 ‘겹악재’

추락하는 2차전지株, 증권가 ‘매도’ 의견까지 ‘겹악재’

KRX 2차전지 TOP 10 지수, 연초 比 25% 급감
에코프로비엠 ‘투자의견 매도’에 하락세…올해 들어 33% 빠져

기사승인 2024-05-30 06:00:28
쿠키뉴스DB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2차전지 관련주들은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 선호에 힘입어 상승가도를 달렸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브로비엠의 경우 증권가에서 매도의견까지 제시된 상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2차전지 종목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1% 하락한 4027.38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기록된 5376.78과 비교하면 무려 25% 급감한 수치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더욱 뚜렷한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다. 올 연초 이후 지난 29일까지 엘앤에프 주가는 20만5500원에서 14만2900원으로 27%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도 42만9500원에서 34만6000원으로 20.32%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과 LG화학 주가는 각각 27.4%, 25% 하락한 25만5000원, 37만500원으로 주저앉았다.

또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에코프로 그룹주는 극심한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28만3500원에서 18만7500원으로 33% 급감했다. 아울러 에코프로머티 주가도 연초 대비 60% 내린 7만9500원까지 미끄러졌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 3월말 액면분할 확정 이후 첫 거래일인 4월25일 분할 가격(10만3400원) 대비 4.55% 오른 10만8100원에 장을 마쳤으나, 이후 꾸준히 우하향 흐름을 보이면서 전날 종가 기준 9만300원으로 16.46% 하락했다.

액면분할은 자본금 증감 없이 주식을 쪼개 주당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주당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접근성 제고와 유동성을 확대해 호재 요인으로 평가된다. 에코프로는 주가 부양을 위해 액면분할을 진행했으나, 오히려 떨어지는 악재를 맞이했다.

이같은 2차전지 관련주들의 하락세는 전방산업인 전기차 산업 수요 둔화로 업계 전망이 악화된 것에 기인한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전년 대비 2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은 지난 2021년 103%에서 2022년 61%, 2023년 33%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까지 나왔다. 통상 증권사는 종목 매도를 제시하기보다 ‘중립’ 의견을 통해 간접적인 표현 방식을 선택한다. 이는 기업과 기관·개인투자자의 반발을 의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2차전지 관련주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큰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일종의 팬덤이 형성돼 있는 종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매도나 중립의견을 제시하기 굉장히 어렵다”며 “이번 매도 의견 리포트는 굉장히 이례적인 것은 맞으나, 리서치센터의 충분한 검토를 거쳐 공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8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더불어 목표주가는 15만원으로 제시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주가 고점을 형성한 이후 지속적인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 양극재 판가 하락, 유럽과 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 등으로 인해 조정된 중장기 실적 전망치를 고려할 때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투자업계는 2차전지 관련주의 향후 흐름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EV) 수요 정체, 중국산 EV의 시장 지배력, 중국 LFP 배터리 점유율 증가 등 반복되는 소음이 여전하다”며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의한 투자 심리 훼손, 후행적 해석으로 비관적 전망이 지지받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주요 변수들에 대한 리스크는 점검할 필요가 있으나, 2차전지의 2차 상승 사이클은 찾아올 것”이라며 “해당 상승 국면을 맞이할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원가 경쟁력 및 기술 선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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