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니클로입니다. 찾으시는 상품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3일 방문한 유니클로 매장엔 상품의 사이즈와 색상 등 제품을 확인하는 손님과 빈 매대에 빠르게 새 상품을 채워 넣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셀프 계산대 앞에 선 고객들의 바구니엔 바지부터 셔츠, 기능성 속옷, 안경까지 다양한 상품이 가득이다. 피팅룸 앞에는 옷을 입어보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을 서는 등 평일 오후임에도 매장은 손님들로 붐볐다.
유니클로는 40주년을 맞아 6일까지 고객 감사제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대표 아이템인 에어리즘 라인업과 캐주얼 룩 라인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유니클로 매장 직원은 “계절이 바뀌며 본격적으로 날이 더워지니 고객들이 에어리즘 등 얇은 기능성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며 “유니클로 의류는 원래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닌데, 감사제 때는 30%~40%가량 할인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감사제 기간엔) 손님들이 더 많이 오는 편”이라고 전했다.
유니클로의 지난 회계연도 (2022년 9월~ 2023년 8월) 매출은 9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성장했다. 지난 2019년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브랜드인 스파오나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 등도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SPA(스파)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고물가에 ‘가성비 의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사 입을 수 있는 스파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이날 유니클로에 방문한 정석찬(43)씨는 “최근 옷을 살 일이 생기면 유니클로만 가는 편”이라며 “일상에서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이 대부분이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소재 적당히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현정(36·여)씨도 “유니클로 등 스파 브랜드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라며 “물가가 너무 올라 옷에 그렇게까지 많은 돈을 쓰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과 디자인이 적당한 ‘기본템’ 몇 개를 사서 돌려 입는다”며 “옷 한 벌에 2만원~3만원 사이라 부담이 적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패션 브랜드는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다양한 디자인을 판매하는 스파 브랜드에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유니클로 관계자는 “최대한 우수한 품질과 범용성 좋은 심플한 디자인을 내세우며 고객에게 다가가려고 한다”며 “실용성·기능성을 갖춘 일상복을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