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불참을 결정했다. 여야 합의 없는 단독 일정이라는 게 불참의 사유다. 국정 운영에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보이콧 전략을 펴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의원총회 후 취재진을 만나 “여야 간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일방적으로 본회의 강행처리를 하려는 것에 함께할 수 없다는 공감을 이뤘다”며 “본회의 참석해 표결에 임할 수 없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논의된 것과 관련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본회의장 참석하지 않냐’는 물음에 “기본적으로 회의장 불참 방식을 정했다. 본회의에 참석해 표결에 임할 수 없다”며 “최종적인 입장은 오후 1시 반에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결정으로 국민의힘은 △본회의 완전 불참 △단독 일정 비판 의사표현 후 퇴장 △규탄대회 등의 항의 의사 전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 입법 또는 협의 없는 의사일정 진행의 경우, 규탄대회를 열어왔다.
22대 국회가 21대 때와 비슷하게 원구성 협상에서 갈등을 빚는 맥락을 이어오고 있지만,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완전히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인 상태에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는 것은 좋지 않다. 21대 국회에서 야당일 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총선 참패 이후 첫 국회인 만큼 어느 정도 일정을 따라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보이콧으로 양당 관계가 악화해 상임위 18개 전부를 다 뺏기면 정부가 버티기 힘들어진다”며 “정부 정책을 보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임위는 방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