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부산 KCC가 '국제농구연맹(FIBA)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첫 경기에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KCC는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셰이크 사이드 빈 막툼 스포츠홀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란 샤흐르다리 고르간에 79-102로 졌다. 첫 경기를 내준 KCC는 4강 진출에 다소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각국 리그에서 상위권 성적을 낸 8개 팀이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8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고, 상위 2개 팀이 4강행 티켓을 얻는다. A조 1위와 B조 2위, A조 2위와 B조 1위과 맞붙어 승리 팀이 결승에서 대결한다. 준결승 패배팀은 3위 결정전을 치른다. KCC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스(일본)와 2차전에서 첫 승을 노린다.
지난달 5일 우승을 확정한 뒤 한 달 가까이 휴식기를 거친 KCC는 컨디션이 최고조라 보기 어려웠고, 이번 대회 준비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KCC는 이날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듯 턴오버 20개를 쏟아냈다. 샤흐르다리도 15개로 적지 않았지만, KCC가 더 많았다. KCC는 샤흐르다리의 거친 몸싸움에 고전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8-41로 열세였다. 야투 성공률에서도 43.6%로, 55.4%인 샤흐르다리에 밀렸다.
허웅이 18득점을 올렸으나 KCC에 승리를 안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외에 알론조 맥키니(14득점), 최준용(12득점7어시스트)이 분전했다.
샤흐르다리에서는 두 외국인 선수 조지프 영(33득점)과 윌 체리(28득점)이 61점을 합작했다. 이란 국가대표 출신인 아살란 카제미는 득점이 하나도 없었으나 10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힘을 더했다.
1쿼터에선 접전이 이어졌다. 영과 체리의 공격력을 앞세운 이란에 디온 톰슨과 최준용의 득점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KCC는 샤흐르다리의 체리에 연속 5득점을 내준 후 속공 득점까지 헌납해 20-24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KCC는 2쿼터 들어 턴오버가 늘어나면서 샤흐르다리에 주도권을 내줬다. 샤흐르다리는 KCC의 턴오버를 틈타 조너선 해밀턴의 덩크슛, 영과 바헤디의 골밑슛 등으로 득점을 쌓아 36-26까지 달아났다. 외곽포까지 말을 듣지 않은 KCC는 2쿼터 막판 영에게 연속 득점까지 내주면서 26-44까지 뒤졌다. 다만 이후 추격에 성공하며 12점 차로 격차를 좁혔고, 34-46으로 전반을 끝냈다. 전반까지 KCC의 턴오버는 13개로, 7개인 샤흐르다리에 두 배 가까이 많았다.
3쿼터 시작 직후 샤흐르다리에 연속 3점포 두 방을 얻어맞은 KCC는 쿼터 중반 정창영의 3점포와 최준용의 중거리슛에 이은 추가 자유투가 터져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KCC는 3쿼터 막판 허웅이 골밑슛과 3점 플레이를 연이어 성공, 53-62로 추격했다.
그러나 이후 시나 바헤디에 3점포를 얻어맞은 KCC는 샤흐르다리에 연속 4점을 내준 후 영에게 3점포를 헌납해 54-72로 뒤졌다.
KCC는 4쿼터 초반 샤흐르다리의 체리에 손쉽게 골밑 득점을 내주면서 21점차(63-84)로 끌려갔고, 이후에도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샤흐르다리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전창진 KCC 감독은 “이란이 힘도 좋고, 조직력이 좋았다”면서 “손발 맞추는 시간이 부족해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시즌 끝난 지 오래돼서 대회 준비 기간이 짧았다. 이란이 터프하게 나와서 더 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 감독은 “국제대회를 치르는 게 좋은 경험이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 힘들었다. 시즌 중 호흡을 맞춘 외국선수가 아니고, 다른 외국선수와 손발을 맞춘 점도 힘든 요소”라면서 “그래도 이번 대회가 국내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라고 했다.
내일 히로시마전에 대해 전 감독은 “송교창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근휘 등 1⋅2명이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