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권 맞춤형’ 논란에도…당헌‧당규 개정 속도

민주당, ‘이재명 대권 맞춤형’ 논란에도…당헌‧당규 개정 속도

“26년 지방선거 혼란 방지 위해 불가피…당헌 완결성↑”
당헌 80조 ‘기소 시 직무 정지’ 폐지 수순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서 당원투표 20% 반영

기사승인 2024-06-10 15:13:2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배임·뇌물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표 대선 출마 1년 전 사퇴’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 25조 2항과 관련해 당대표·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대통령 선거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며 “다만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할 수 있도록 한 당헌·당규 개정안이 최고위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예외 조항을 새로 둔 이유는 ‘완결성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현재 당헌·당규 조항은 (특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예외 조항이 없다”며 “국민의힘의 예외 조항을 거의 그대로 인용해 이번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 후보자 선출과 관련된 규정에는 대선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는 규정에 예외 조항이 있는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사퇴와 관련한 예외 조항은 없기 때문에 손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당헌 25조 개정은 이 대표의 연임과 대선 가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대로라면 오는 8월 선출되는 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할 경우 2026년 3월에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당 대표가 대선 출마와 동시에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공천 작업에 관여할 수 있게 되면서 당 대표가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됐다. 

당내에서 당헌·당규 개정에 반발이 일자 ‘예외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절충안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내에서 (개정과 관련해) 특별한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고위는 이날 당직자가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사무총장이 그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한 ‘당헌 80조’도 폐기하기로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해당 조항 개정 필요성에 대해 “검찰 독재 정권하에서 이 대표를 포함한 야당 의원들에 대해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원권 강화’ 조항도 의결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원내대표 후보자 경선 때 권리 당원 유효 투표 결과를 20% 반영하고, 권리당원 투표는 ARS 또는 온라인 투표로 실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경선에 당원 투표 반영은 무리한 조치라는 이견도 많았지만, 최고위는 이를 관철했다. 

특히 이 대표의 개정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라이브 방송에서 “(당원권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당원 민주주의로 흘러가는 흐름을 인정하자고 (의원들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를 통과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오는 12일 당무위 의결로 확정할 전망이다. 개정안은 17일 중앙위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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