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철 강진부군수 행감장 태도 ‘의회 경시’ 논란

서순철 강진부군수 행감장 태도 ‘의회 경시’ 논란

예산 사전 의결‧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 축제 10일 전 이름‧장소 다 바꿔 ‘예산 낭비’ 지적에도 “잘못 없다” 큰소리
서순철 부군수, 예산 사용에 대한 이견으로 목소리 높아졌을 뿐…축제 예산 전용 두고 ‘불법‧군민 우롱’은 너무한 것

기사승인 2024-06-10 17:11:36
강진군의회가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보인 서순철 강진부군수의 태도를 두고 의회 경시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질문하는 김보미 의장과 답변하는 서순철 강진부군수. 강진군의회 회의영상 캡처.

전남 강진군의회가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보인 서순철 강진부군수의 태도를 두고 의회 경시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서 부군수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맞지만 잘못한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 인사를 전남도가 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사 때마다 제기되고 있는 전남도의 ‘부단체장 낙하산’ 논란에 기름을 끼얹는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진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 7일 집행부를 대상으로 한 2024년도 첫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강진군 축제마케팅추진단의 업무 청취 후 김보미 의장은 원칙을 지키지 않은 예산 집행 등 주먹구구식 축제 개최를 지적했다.

김 의장은 강진군의 올해 축제 예산은 개최 예정인 축제까지 포함, 13개 축제에 39억1000만 원이 편성됐다.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재정자립도가 243개 지자체 중 231위인 강진군에는 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 축제는 지역소멸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요한 사업이지만 사전계획이나 투자(예산) 대비 효율성과 경쟁성 등을 따지지 않고, 군수 의지만 앞선 주먹구구식, 마구잡이식 즉흥성 축제 추진으로 예산 낭비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조례에 따르면 행사 내용과 경비 등의 종합계획을 축제추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최 50일 전까지 군수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어떤 축제는 한 달의 준비 기간도 없이 강행됐다는 것이다.

특히 ‘강진 문화의 밤’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축제 장소와 명칭이 변경돼 홍보를 위해 제작한 포스터, 벽보 등을 폐기처분하는 등 예산이 낭비된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2023년도와 2024년도에 개최된 축제에, 의회에서 의결한 축제 예산 외에 7억1300만 원을 다른 부서의 예산을 가져다 사용한 것도 지적했다.

공연 용역, 개막식, 퍼포먼스 용역, 홍보비 등 축제 주요 부분부터 승마체험 용역비나 축제장 전기 설치 공사, 냉·온풍기 임차 등에 전혀 관련성 없는 ‘문화유적 시설관리를 위한 시설비’를 마구잡이로 가져다 썼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예산의 기본 원칙인 사전 의결의 원칙과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도 지키지 않은 방만한 축제 운영은 명백한 불법이며, 의회를 경시하는 행위이자 군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축제의 경쟁력 등을 비교 분석해 통폐합 추진할 것과 모든 축제의 예산은 반드시 본청의 축제 주무부서 예산에 반영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의회의 의결을 받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축제추진단장은 “시정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서순철 부군수는 위원장에게 발언권을 얻지 않은 채 “한마디 하겠다”며 “뭐가 불법이냐!, 뭐가 우롱이냐!”며 목소리를 높여 행정감사가 중단됐다.

행정복지위 측은 ‘서 부군수는 축제추진단장을 윽박지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축제마케팅추진단 행감장에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부군수는 다음 행감 순서인 주민복지과 업무보고에서 사과 없이 오히려 의장의 단어 사용이 불쾌했다며, 의회 측에 시정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보미 의장은 “조례상 일정 기간 내 거쳐야 할 절차도 생략했으며, 의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축제의 주요 비용을 다른 예산에서 가져다 쓴 것을 불법이라 하지 않으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의회 경시가 도를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정중섭 행정복지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위원장에게 발언권도 구하지 않고,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회의장을 나간 행동은 의회에 대한 경시이므로 부군수의 사과가 없을 시 강경 대응하겠다”며 부군수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순철 강진부군수는 ‘축제 예산 관련 질의 답변 중 예산 전용을 따지는 과정에서 김보미 의장과 서로 언성이 높아져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해 자리를 뜬 것’이라며, 행감 중 이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발언권을 얻지 않고 발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도의회는 발언권을 얻어 발언하지만, 그동안 강진군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실과장 업무보고 후 질의답변 과정에서 별도의 발언권 지정 없이 부군수가 자유롭게 답변했기 때문에 당일에도 그냥 답변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 부군수는 “축제 예산에 전부 편성해서 예산을 집행 해야 된다는게 의장의 주장이지만, 축제를 하다 보면 변수가 생겨 부득이 다른 예산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것을 ‘공무원이 불법을 했다, 군민을 우롱했다’고 말한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정 활동의 꽃’으로 불리는 행정사무감사는 지자체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요구하는 지방의회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권한 중 하나로, 지방의회는 매년 이를 통해 집행부의 예산낭비 등 비효율적인 사례를 밝혀내고 있다.

강진=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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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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