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월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화물 운송량이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늘어난 것으로 국토부 항공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역대 최고치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1~5월 국적사 11곳이 국제선에서 운송한 화물량은 총 115만4524톤으로 집계됐다.
올해 1~5월 국제화물 운송량은 대한항공이 약 66만톤으로 57.2%를 차지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이 약 30만8000톤(31.3%)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제주항공(5만1000톤)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분담했다.
국적사의 국제화물 운송량은 지난 2009년 80만톤 수준에서 대체로 증가해 2018년에는 114만톤에 육박했으나, 이후 코로나19 기간 하늘길이 막히면서 90만톤대로 떨어진 바 있다.
올해 국적사의 국제화물량 증가율(17.2%)은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국제선 화물 영업에 나선 국적사 수(11곳)가 지난해(10곳)와 비슷한 상황에서 화물량이 늘어난 것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한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몸집 불리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인한 화물량 증가가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량으로 집계한다면 수치가 높아진 것이 맞다”라면서도 “늘어난 화물량이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한국 화물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며 “미주로 가는 화물이 수익이 돼 중국-한국 화물에 한해 수익이 늘었다고 보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홍해 사태로 해상 운임이 높아지고 운송 기간이 늘어 글로벌 화물 수요 일부가 항공 운송으로 옮겨진 영향도 있다고 해석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4월 화물 운송 실적을 나타내는 글로벌 화물톤킬로미터(CTK·유상화물 운송 중량에 비행구간 거리를 곱한 것)는 전년 동월 대비 11.1%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의 전년 동월 대비 CTK 증가율은 14%로, 유럽(12.7%), 아프리카(10.6%), 북미(7%)보다 높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일 등 신선 화물과 대부분 항공편을 이용하는 반도체 수출 관련 운송 수요가 늘고 있어 하반기에도 화물량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