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제조사가 결함 입증해야”…22대 국회 향한 호소

“급발진, 제조사가 결함 입증해야”…22대 국회 향한 호소

재연 시험 이후 춘천지법 강릉지원서 6번째 변론
이상훈씨, 국민동의 청원 동참 ‘대국민 호소문’ 발표
“EU에서 입증책임 제조사로 넘기는 법안 신설”
“대한민국에서도 제조물책임법개정안 마련 시급”

기사승인 2024-06-19 14:00:02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한 민사소송이 진행된 18일 도현군 아버지 이상훈씨(왼쪽)가 일명 도현이법(제조물 책임법 일부법률 개정안)'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 청원 참여를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2년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로 12세 이도현군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제조사인 KG모빌리티와 원고인 도현이 가족이 여섯 번째 공판을 마쳤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는 지난 18일 도현이 가족이 KGM을 상대로 제기한 7억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여섯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4월 사고 현장 도로에서 이뤄진 국내 첫 재연 시험 이후 열린 것이다. 

원고 측은 이날 지난달 4월19일 국내 첫 재연시험 이후 KGM 측 제안에 따라 5월10일 진행된 보완 감정에 대해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보완 감정을 실시한다고 통보받지도 못했고, 우리 측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실시된 보완 감정”이라며 “보완 감정은 원고 측이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유사한 조건에서 하도록 돼 있지만 당시 재연 시험은 사고 도로와 맞지 않은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 시험장에서 피고 측 직원이 운전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KGM 측은 참석 의사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진행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 공판은 오는 8월 13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속행할 예정이다.

이날 도현군의 아버지 이상훈씨는 ‘급발진 의심사고 시 입증책임 전환을 위한 제조물책임법 개정에 관한 청원’에 대한 참여를 당부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씨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국민동의청원 목표인 5만 명을 넘었지만, 국회는 입법례가 없다는 이유와 산업계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차일피일 마루면서 결국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EU에서는 소비자인 원고가 기술적 또는 과학적 복잡성으로 인해 제품의 결함과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과도하게 어려운 경우 결함과 인과관계를 추정해서 입증책임을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넘기는 법안을 신설했다”며 “입법례가 없다는 핑계는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되며 대한민국에서도 EU의 제조물책임법 지침을 반영한 제조물책임법개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현이법은 자동차 급발진 시 결함에 대한 입증책임을 자동차 회사에게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결함에 대한 증명의 정도를 현재 ‘고도의 개연성(80~90%)’에서 미국처럼 ‘증거의 우세함(50.1%)’으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사고 전 30초 및 사고 후 30초 동안의 데이터를 기록하도록 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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