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싼 대전시의회가 TV 코미디 프로그램 '봉숭아학당'을 방불케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원총회 결정를 따르겠다고 서약까지 해놓고 경선패배에 불복해 의장후보 등록을 했다가 자진 사퇴를 하는가 하면 단독후보 1차 투표에서 찬반 동수가 나오자 2차 투표에 찬성의원들이 불참해 표결 차제가 무산됐다.
대전시의회는 26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9대 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제27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회했다.
이상래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개회를 선언하자 마자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왜 정회를 하느냐"고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이 의장의 정회 선언 이유는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서'였다.
이후 정회시간이 길어져 오후 2시가 돼서야 회의를 속개하고 단독으로 의장에 출마한 김선광 의원의 정견발표를 들은 뒤 곧바로 투표가 시작됐다.
22명 의원 전원이 참석한 1차투표 결과 김 후보는 과반에 미달하는 11표를 득표하는데 그쳐 곧바로 10분간 정회 끝에 2차투표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찬성 의원들이 2차 투표에 참석하지 않아 또 정회가 선포됐고 이후 회의가 재개되지 못했다.
2차 투표를 위해선 과반인 12명 이상의 의원이 참석해야 가능해 이날 2차투표는 사실상 무산이나 다름없고 의장 직권으로 산회를 선포하거나 아니면 밤 12시가 돼 자동 폐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대전시의회는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투표일) 날짜를 다시 잡아 공고를 해야되고 의장과 부의장 후보 역시 다시 접수해야 된다.
대전=이익훈 기자 emad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