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행사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Qoo10)의 글로벌 플랫폼 위시플러스(Wish+)와 큐텐 자회사 위메프에서 시작된 셀러(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티몬으로 번지고 있다. 티몬에 항공권, 패키지 등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여행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티몬과의 거래 방향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싱가포르에 법인을 둔 모회사 큐텐그룹은 앞서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공식적으로 인정·사과하고 셀러에게 연 10%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는 등 보상안을 제시하며 “티몬에는 정산 관련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티몬은 셀러들에게 정산 지연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불과 10일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에 티몬 입점 셀러들은 고객에게 상품 구매 취소를 요청하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티몬으로 예약한 손님들에게 취소를 요청하거나 여행사 상품을 구매하라고 이야기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도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들어선 데다 가을에는 추석연휴, 10월엔 황금연휴까지 있다”며 “여행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티몬 등 이커머스를 통해 항공권이나 숙박,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많아서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정산이 지연된 대금 액수나 티몬 상황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티몬과의 거래 관계나 향후 방향에 관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을 시작으로 정확한 조사나 업계 동향 등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뚜렷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큐텐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정산 지연 사태가 빠르게 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큐텐을 포함해 위시플러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에서 셀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탈할 경우 거래액이 많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지금보다 정산금 지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티몬 관계자는 “셀러 동향 등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정상화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