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조력존엄사법’ 반대…“비윤리적 행태”

의료계 ‘조력존엄사법’ 반대…“비윤리적 행태”

“호스피스 시설과 인력 확충 정책 마련”

기사승인 2024-07-24 11:14:36
게티이미지뱅크

회복 불가능한 환자에게 조력사망(안락사)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의료계가 생명 경시 현상을 불러오고 의사의 전문 직업윤리를 훼손한다며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의사가 담당하던 환자에게 안락사약을 처방하고 주입하는 행위는 치료자라는 의사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윤리 위반”이라며 “의사의 전문직 윤리를 무너뜨리는 법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밝혔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조력존엄사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제정안에는 조력존엄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조력존엄사심사위원회에 대상자 결정을 신청하도록 하고, 이를 심의·결정하기 위한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심사위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 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된 바 있다.

연구회는 조력존엄사법이 의료윤리를 훼손하고 인간의 존엄한 삶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인생 말기의 존엄한 돌봄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연구회는 “고통이 있다고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과도한 간병비로 가족에게 짐이 될 것 같은 두려움과 존엄한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될 것 같은 걱정이 조력사망 생각으로 몰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의 자기결정권을 실행하는 것은 가족과 주위 사람 모두 큰 상처와 피해를 주는 비윤리적 행태다. 존엄한 돌봄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과 인력 확충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면서 “의사를 조력사망 도구로 삼으려는 법안의 시도는 결코 고통 중의 환자를 위한 것도, 국민의 존엄한 죽음을 돕는 것도 아님을 밝힌다”고 부연했다.

대한의사협회도 “환자가 조력사망을 요청하는 것은 환자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정책 제안과 함께 임종기 돌봄 환경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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