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시간 53분’ 방송4법 필버 종료…여야 ‘거부권’ 갈등 불씨 남아

‘109시간 53분’ 방송4법 필버 종료…여야 ‘거부권’ 갈등 불씨 남아

野, 방송4법 단독 통과에 與 불참…로텐더홀서 규탄대회
추경호 “방송장악법 재의요구 요청”…박찬대 “거부하면 독재정권 말로”
필리버스터 중 욕설과 조롱도 나와

기사승인 2024-07-30 13:59:12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5박 6일간 진행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종료되고, 야당 주도로 ‘방송4법’이 통과됐다. 굳게 닫힌 국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임현범 기자

야당의 ‘방송4법’ 추진으로 촉발된 5박 6일간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일정이 종료됐다. 범야권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방송4법 모든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이를 두고 ‘의회폭거’라고 비판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했다. 

30일 국회 본회의에는 ‘방송4법’의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이 야당 주도로 의결됐다. 더불어민주당 단독표결로 재석 189석 중 찬성 189표가 받아 통과됐다. 방송4법은 모두 법안상정 후 필리버스터 진행·강제종료, 야권 단독 통과의 과정을 거쳤다.
 
방송4법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법과 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방문진법), 교육방송공사법 등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이 법안들은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기존 2명에서 4명까지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與 김용태 최장시간 필버 갱신…野 박선원 필버 중 욕설·조롱

‘방송4법’ 필리버스터는 5박 6일간 총 109시간 53분이 소요됐다. 각 법안당 소요된 필리버스터 진행 시간은 △방통위법 1차 필리버스터 24시간 7분 △방송법 2차 필리버스터 30시간 20분 △방문진법 3차 필리버스터는 30시간 46분 △교육방송공사법 4차 필리버스터는 24시간 40분 등이다.

‘5박 6일’ 필리버스터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3시간 12분을 발언해 역대 최장 발언 시간을 경신했다. 앞서 최장시간 기록은 윤희숙 전 의원이 지난 2020년 국정원법 개정안 반대하며 진행한 필리버스터로 12시간 47분간 발언했다.

필리버스터 중 욕설과 반말 등도 나와 낮은 한국정치의 수준을 드러내보이기도 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방송법 필리버스터 중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지겨우면 쉬었다 오라”며 “여기서 보니 (여당 자리가) 좌익”이라고 발언했다. 아울러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서는 “옛날에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내 밑에서 일하던 친구”라고 조롱했다. 또 여당을 향해 “뭐 하는 거냐. 이자들이”라고 말한 뒤 마이크를 가리고 “이 새X들이”라고 욕설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방송4법 규탄대회’를 열었다. 규탄 발언을 하고 있는 추 원내대표. 사진=임현범 기자

與 “악법 재의요구 요청”…野 “거부하면 독재정권”


‘방송4법’이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된 직후 국민의힘은 즉각 규탄대회를 열어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4법에 대해서 거부권을 사용하면 ‘독재정권’의 말로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방송4법 규탄대회’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재차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하겠다”며 “방송 장악을 위한 악법이 시행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주도로 ‘방송4법’이 단독 강행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5박 6일간 이 법의 문제를 소상히 설명드렸다”며 “민주당이 폭주를 거듭해 국회를 당의 부속기관 취급하더니 공영방송조차 입맛대로 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같은 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이 방송4법을 거부하고 독재의 길을 고집하면 독재 정권의 말로를 따르게 될 것”이라며 “방송장악으로 정권이 얻는 이익이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라 전체의 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송을 장악해 언론을 권력의 나팔수로 만든 역대 독재 정권의 말로는 비참했다”며 “언론 탄압에 방송장악을 한다면 독재국가로 추락했다는 세계의 비판과 조롱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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