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의 여파로 큐텐 계열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인터파크커머스와 11번가가 미수금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AK몰은 그동안 ‘숍인숍’ 형태로 11번가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해왔다. 참여 판매자 수만 1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11번가는 이달 초 AK몰에 대한 10억원 상당의 판매대금 지급을 잠정 보류했다.
티메프 사태 여파로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만큼 AK몰을 통한 정산 대신 판매자들에게 직접 정산해주겠다는 것이다.
11번가 측은 “대금 정산 중단 이후 지연이자 지급을 감당해야하지만 소상공인 등 판매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처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수수료 분배 방식 등은 판매자 및 AK몰과 협의해 진행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터파크커머스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사가 체결한 ‘표준 제휴입점계약서’에 명시된 판매대금 지급 규정을 어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11번가에서 판매자에게 직접 대금을 지급하려면 인터파크커머스가 1700여명의 판매자에게 일일이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아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와 연계 프로모션으로 상품을 판매하다 수십억원이 물린 11번가가 이를 빌미로 자사에 대한 판매대금 지급을 중단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티메프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금을 상계 처리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 사태 이후 판매자들이 줄줄이 이탈하며 유동성이 크게 악화해 지난달 말부터 정산이 밀리는 상황에 처했다. 큐텐그룹 안팎의 미수금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유동성 악화가 심해지고 있다.
현재 큐텐 계열사에서 650억원, 11번가를 비롯한 외부에서 210억원 등 860억원의 미수금이 쌓인 상태다. 외부 미수금 중에서는 카드사 할부로 묶인 돈이 130억원으로 가장 많다.
지난달 말 기준 밀린 정산금 규모는 인터파크쇼핑이 35억원, AK몰이 150억원으로 전체 미수금의 약 22%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미수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 앞으로 줄줄이 정산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판매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거래처 등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