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쿠팡…“재무건전성 자신감”

8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쿠팡…“재무건전성 자신감”

쿠팡 2분기 매출 첫 10조 돌파…영업손실 342억원
공정위 과징금 추정치 1630억 선반영…파페치 영향도
김범석 의장 “와우회원 혜택 늘리는 데 계속 집중”

기사승인 2024-08-07 17:23:31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이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은 멈췄다. 다만 최근 인수한 파페치의 영업손실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쿠팡이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58억3788만달러)과 비교해 30% 늘어난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70.44원)을 기록했다.

파페치의 2분기 매출(6304억원·4억6000만달러)을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3%다. 다만 영업손실은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2022년 3분기 첫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의 적자전환이다. 쿠팡은 2022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2분기는 1940억원(1억4764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쿠팡의 당기순손실은 1438억원(1억5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8분기 만에 적자를 낸 데 대해 쿠팡은 “파페치 영업손실과 공정위 과징금 추정치 1630억원(1억2100만달러)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이들을 제외했다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약 1699억원(1억2400만달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페치는 지난해 말 쿠팡이 인수한 세계 최대 명품 의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쿠팡 이용객은 고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활성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전년(1940만명) 대비 12%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42만3400원(309달러)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2분기 매출은 8조8132억원(64억3100만달러)으로 전년 2분기(7조4694억원) 대비 18% 성장했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이다. 원화 기준 전년 대비 6배에 달하는 483%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파페치를 제외한 성장세도 188%로, 성장 사업 부문이 골고루 성장했다.

쿠팡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쿠팡의 매출 총이익은 전년 2분기 대비 41% 성장한 21억4200만달러(2조9354억원), 총이익률은 29.3%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억5000만달러 늘었고, 잉여현금흐름도 15억달러 규모로 같은 기간 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더 높은 수준의 상품 셀렉션과 서비스, 비용 절감을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고객 참여도가 이번 분기 더 높아졌다”며 “인프라, 기술,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활용해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매일 고객을 위한 와우 순간을 창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장은 혁신과 투자로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 수(2170만명)는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에 대한 역대급 규모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 분기마다 확고한 성장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로켓그로스(FLC)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비즈니스가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자 수 증가세도 1P보다 빠르고, 한국 전체 리테일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전분기 대비 25% 늘어났다.

성장사업 부문의 가파른 상승세는 고무적이다. 그는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이츠 성장에 입점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과 관련해선 “대만의 잠재력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과 동일하게 대만 고객들에게도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타파해 신뢰와 충성도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2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7조5867억원)로 지난해 말 52억4300만달러보다 2억9300만달러 증가했다. 2분기 매출 총이익은 2조935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1% 늘었다. 전체 현금 잔액(제한된 현금 포함)은 58억달러다.

아난드 CFO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자동화 기술 활용 증대를 통해 운영 효율성이 향상됐고,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1분기에 이어 비즈니스 전반에 강력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기존 유료 회원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린 데 대해 ”회원 혜택을 늘리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자녀를 둔 부모는 두 번의 배송비에 해당하는 월회비를 내고 한 달에 무료배송을 23번 받을 뿐 아니라 무료반품과 특가 상품, 쿠팡플레이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월회비에 비해 10배 이상 가성비가 있다. 기존 고객과 아직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수천만 고객에게 베스트 딜을 제공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쿠팡은 이날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의 월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한다. 신규 회원은 지난 4월 13일부터 인상요금인 월 7890원의 멤버십 요금을 적용했다.

일각에선 최근 티메프 사태가 와우 멤버십 잔류 또는 이탈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로 플랫폼의 신뢰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기존 회원들은 멤버십을 이탈하는 경향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메프의 영향과 회비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탈하는 고객 규모가 3분기 이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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