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창고 창단공연 ‘갱경 꼭두각시놀음’ 초연

젓갈창고 창단공연 ‘갱경 꼭두각시놀음’ 초연

8월 17일(토) 오후 3시, 논산문화원 향기마루
척박한 문화현실에 소나기 같은 극단

기사승인 2024-08-11 11:49:59
17일 논산문화원 향기마루에서 공연하는 '갱경 꼭두각시놀음' 홍보 포스터. 극단 젓갈창고

홍보 리플릿 갈무리

충남 논산시 강경읍 최초극단 젓갈창고의 창단공연 ‘갱경 꼭두각시놀음’이 17일 오후 3시 논산문화원 향기마루에서 막을 올린다.

극단 젓갈창고에 따르면 갱경 꼭두각시놀음은 전통놀이극 꼭두각시 연희본을 바탕으로 삼고 각색됐다. 

본래 꼭두각시놀음은 고정된 한 곳에서만 하는 공연이 아닌 전국 아디서나 해야 하는 남사당패의 것이어서 지역성과 특정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갱경 꼭두각시놀음’은 다르다. 2백여 년 전 강경의 지명인 미내다리, 채운산, 옥녀봉, 은진 반야산 들이 등장하고 중고제 판소리의 시조 김성옥을 암시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내용을 미리 살펴보면 한양에서 잘 나가던 박첨지가 인생의 회의를 느끼고 팔도 명창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유람한다. 강경에 유명한 소리꾼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강경 장터로 찾아들면서 극이 시작되고, 말미에서는 결국 소리꾼을 만나지 못했지만 강경에서 좋은 소리들을 듣고 간다며 고마운 마음에 전 재산을 털어 절을 지어주고 떠난다는 내용이다. 

이번 작품의 출연진은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모두 여성으로 논산권역 주민이며 평균연령 70대다. 정년퇴임한 교장선생님, 사업현장을 누볐던 전 사업가, 현역 역사문화 해설사 등 직업과 경력도 다양하다. 

조수연 극단 젓갈창고대표 겸 방송극작가는 "강경은 근대 상업도시로 유명했다 장터는 대구 평양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이었고, 강경포는 함경북도 원산과 함께 조선 2대 항구였다 그러나 지금은 여타 지방처럼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강경장날’을 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매월 첫 번째 장날에 지역 두레 농악팀과 함께 길놀이를 벌이고 장바닥에서 ‘갱경 꼭두각시’를 공연할 것"이라며 계획을 말하면서 "호응이 좋고 여건도 된다면 우천을 제외한 모든 장날마다 공연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 대표는 "극단이 연습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며 "강경지역에 공실은 많아도 우리가 들어갈 곳은 없었다 자금도 걱정은 공연 끝나 많은 인형과 소품들을 어디에 두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이선호 젓갈창고 단원은 참여 동기에 대해 "이 나이에 뭔 꿈이 있고 계획이 있것슈 하루하루 즐겁게 잘 노는 게 꿈이고 계획이지. 지가 산받이역을 맡아서 장구 치면서 인형들 허구 얘기를 해야는디…재밌슈. 재미가 아주 색달러유"라고 재미있게 답했다. 

이 소식을 접한 문화계 관계자는 "극단 '학전'의 고 김민기대표가 밝혔듯 극단운영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현실을 딛고 목소리를 내는 젓갈창고의 창단을 축하한다"며 "척박한 문화현실에 소나기 같은 극단이 되길 바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명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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