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방송4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해서도 거부권 사용 방침을 내세우면서, ‘거부권 정국’이 또다시 펼쳐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강력 반발하며 즉각 법안 재표결 채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촉구, 3차 채상병 특검법 발의, 정부 행사 불참 통보 등 대통령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만큼, 정국 경색이 불가피해 보인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본회의 개최가 결정되면 즉각 ‘방송4법’에 대한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을 세웠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아직 본회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달 말 열릴 본회의에서 방송4법에 대한 재표결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복귀 첫날인 지난 12일 방송4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은 방통위법 개정안까지 더해 공익성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것보다) 더 훼손된 방송 4법 개정안을 숙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이번 재의요구권 행사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시키려는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대응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야당에 책임을 물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생회복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즉각 재발의 프로세스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민생회복지원금법, 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예측된다. 이를 거부권 중독이라고 규정하고 규탄 집회를 검토하겠다”며 “즉각 법안 재발의 프로세스에도 돌입하겠다”고 했다. 현재 두 법안은 정부로 이송된 상태로, 윤 대통령은 오는 20일까지 국회에 재의요구를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연이은 거부권 사용이 점쳐지며, 출구 없는 대치가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어, ‘살얼음판’ 정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4일과 21일 ‘방송장악 청문회’를 개최한다. 야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이사 선임 절차의 위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14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안 관련 청문회를 연다. 야당은 김 차장검사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의심하고, 이에 대한 집중 공세를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교육위원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여건 점검을 위한 청문회와,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사도 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관련 청문회가 이번 주 예정되어 있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광복절 행사에도 불참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 발언으로 논란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한 것에 대한 반발에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 신임 관장 임명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