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상반기 성적표 한투증권 ‘1위’…순익 1조 클럽 가능성도

10대 증권사, 상반기 성적표 한투증권 ‘1위’…순익 1조 클럽 가능성도

한국투자증권, 반기 순이익 7109억원, 전년比 64.9%↑
삼성·키움·NH·KB증권 상위권 입성
“하반기 증권업종 유리한 환경”

기사승인 2024-08-20 06:00:10
한국투자증권. 사진=이창희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대형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에 대부분 호실적을 시현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 등극했다. 올해 ‘1조 클럽’ 입성 증권사가 나타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투·NH·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총 3조68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조175억원) 대비 22% 급증한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 집계치인 3조4013억원까지 넘어섰다. 

대형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성장한 이유는 상반기 국내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간 점과 빅테크 중심 미국 기술주 열풍에 서학개미 투자자의 급등세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브로커리지 부문은 증권사의 본업으로 평가되는 만큼 수익 증대는 실적에 큰 영향을 준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아 순이익 규모와 증가율 기준으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7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증시 거래대금이 늘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ECM·DCM 각 부문의 고른 실적과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딜이 증가하면서 IB 수익도 완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더불어 채권 및 발행어음 판매 증가와 이에 따른 운용 수익 역시 실적에 기여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제는 밸류에이션 매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본 활용 측면에서 본업 성장에 집중하고 있으나, 높은 이익 체력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에 초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결국 주가를 올리고 밸류업 시키는 것은 좋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다양한 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해 회사를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2위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반기 순이익은 5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리테일 고객 자산(1억원 이상 보유)이 1분기 313조9000억원에서 2분기 319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분기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전분기 대비 11.4% 상승한 5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자산관리(WM)부문 성장세가 실적 제고를 견인했다.

뒤이어 키움증권(4769억원·12%), NH투자증권(4227억원·15%), KB증권(3761억원·50.7%), 메리츠증권(3699억원·2.4%), 하나증권(1312억원·339%)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3717억원)과 신한투자증권(2072억원), 대신증권(1052억원)은 각각 전년 대비 2%, 14.4%, 14.5% 줄어든 순이익을 보였다. 

대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감소한 게 타격으로 다가왔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그동안 실적 제고에 발목을 잡던 해외 부동산 등 일부 투자자산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 2분기부터 평가손익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악재를 털어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향후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보유한 자산이 회복탄력성을 복원해 기존 경상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빠른 수익성 개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유동성을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투자 심리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증권사는 금리 인하 전부터 채권평가손익 개선 효과를 누릴 것이다. 결국 증권업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순이익 1조 클럽의 포문을 열 증권사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반기 순이익 1위를 달성한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올 연결 기준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98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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