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강 대 강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현 상황과 관련해 앞으로도 국회법에 따라 절차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향을 두고 진보·보수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다람쥐 쳇바퀴’에 머무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아닌 무책임”이라며 “아쉽더라도 상황을 매듭지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 앞으로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방송4법 처리 당시 방송법 중재안을 제안했을 때 관철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장으로서는 여야 중재에 난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 많은 고심을 하고, 또 애를 써야 한다”며 “방송법 중재안을 낸 것도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다. 의장이 욕을 먹더라도 상황을 좀 변화시켜 보자는 결심이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아주 안타깝고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한편으로는 중재와 대화, 타협의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체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심했다”며 “대화와 중재, 국회법 절차, 어느 하나에 묶이지 않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갈 방법과 국민에게 이로운 방향이 무엇인가를 중심에 놓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회 현실을 보면 구조적으로 여야 간 갈등과 대치 상황에 놓여있다”며 “크게 두 측면,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권한의 불균형 영향도 있고, 요즘 정치 문화의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야가 모두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간이 왔다”며 “어느 일방의 힘으로는 성과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성과를 내기 위한 진지한 협상의 시간을 만들 과제가 양당 모두에게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오는 25일 진행될 여야 대표 회담에서 ‘협치의 성과’를 보여주기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우 의장은 “그래도 남는 것은 필리버스터와 거부권의 도돌이표 문제”라며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오찬회동을 정례화했는데 잘 살려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