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택배전쟁…쿠팡 독주 맞서는 CJ대한통운

불붙은 택배전쟁…쿠팡 독주 맞서는 CJ대한통운

쿠팡 이어 CJ대한통운도 ‘주7일 배송, 주5일제’ 도입
롯데·한진 등 택배 업계 확산될 가능성도
“택배 산업 트렌드 바뀌어 혁신 필요성 공감”

기사승인 2024-08-21 17:15:10
CJ대한통운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과 택배기사의 주5일 근무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CJ대한통운이 상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과의 배송 전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주7일 배송으로 인해 택배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7일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CJ대한통운이 운영 중인 익일 배송 보장 서비스를 주말과 공휴일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새 배송 시스템의 구체적인 내용은 10월 중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앞서 CJ대한통운과 대리점, 택배기사, 전국택배노동조합 등은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는 전날 서울 중구 대리점연합회 사무실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서비스 혁신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내용의 노사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날 김종철 대리점연합회장은 ”주5일 작업체계, 7일 배송 서비스는 소비자 니즈와 고객사 경쟁력 강화, 종사자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노사 공동의 필연적 선택”이라며 ”택배노조가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건강한 택배산업 생태계 조성에 동참해주신 것에 감사하며, 노조와의 상생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휴일배송이 보편화되면 국민 편의 증진과 중소상공인 매출 성장, 택배기사 근무환경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연말까지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배송권역별 물량 예측 등 본격적인 주7일 배송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거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수입감소 없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해 휴식권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이 시작되면 자체 물류망이 없는 이커머스 업체도 휴일 관계없이 신선식품 등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CJ대한통운이 곤지암 메가허브를 비롯한 14곳의 허브터미널과 276곳의 서브터미널 등 자체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하루 20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택배 시스템 ‘로이스 파슬’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CJ대한통운이 주7일제에 나선 것은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365일 익일·새벽배송을 앞세운 쿠팡은 물동량을 늘리며 전반적인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쿠팡의 택배 사업 진출로 인해 CJ대한통운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12.7%에서 지난해 8월 24.1%로 크게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CJ대한통운은 40%에서 33.6%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CLS는 지난해부터 개인 판매자 물량을 대신 배송하는 ‘로켓그로스’까지 확장하며 화력을 키우고 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해 기존 택배사들의 긴장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상황이다.
 
CJ와 쿠팡이 각각 주5일제 근무, 주7일 배송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의 동참 여부도 관심사다. 나아가 택배 시장의 전반적인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산업 트렌드도 갈수록 바뀌고 있어 새로운 시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혁신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택배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온 장본인인만큼 업계에선 자체적으로 적절히 대응해나가는 수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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