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였지?” 라고 물으니 AI(인공지능)가 영화 ‘극한직업’을 소개한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출시한 AI TV는 이처럼 고도화된 AI 기술을 토대로 편의성·화질·사운드는 물론, 일상생활과의 조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고객 만족도를 높여 올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1위(시장조사기관 옴디아)를 수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AI 스크린의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통해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써가겠다는 각오다.
22일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AI 홈 라이프 중심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AI 스크린’ 경험 기술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김성욱 한국총괄 마케팅 팀장(부사장),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의 운영체제 ‘타이젠 OS’가 탑재되고 스마트싱스(SmartThings)가 내장된 삼성 AI TV는 AI 홈 IoT의 허브 역할을 하며 조명·스마트플러그·도어락·커튼 등 다양한 가전기기를 연결해 통합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 TV 자체가 허브 역할을 해 연결이 용이하고 관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안의 경우 지난 2월 ‘국제 공통 평가 기준(Common Criteria)’ 인증을 획득한 삼성의 녹스(Knox)를 통해 승인되지 않은 악성 앱의 실행이나 외부 해킹 등으로부터 사용자 정보를 지키게 된다.
모니터링은 TV 대화면으로 스마트싱스의 ‘3D 맵 뷰(Map View)’ 기능을 통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기기가 늘어나다보면 ‘목록 형태’로는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고 복잡하다”며 “이때 집안 평면도에 띄워진 기기들을 보며 마치 위에서 내려다보듯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기기 관리뿐만 아니라 온도·공기질·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으며, TV로 세탁기나 건조기 완료 알림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같은 기능들은 날씨·일정·메모 등 일상 정보를 알려주는 ‘데일리 보드(Daily Board)’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데일리 보드는 마치 스마트폰 화면을 거대한 TV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AI TV의 기술은 음성과 사운드에도 적용된다. 삼성전자 AI 음성 기술은 최초로 자연어 기반으로 맥락을 이해해 답변하는 기능을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 영화 제목을 몰라도 유추해 찾거나 한 가지 이상의 여러 지시를 구어체 형태로 명령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실제 담당 직원이 음성 기술을 통해 찾은 영화를 토대로 “첫 번째 꺼 선택하고 소리는 20으로 해줘”라고 지시하자 AI TV가 이를 수행했다.
또, AI 사운드를 적용해 배경음악이나 소음이 큰 장면에서 등장인물의 대사가 잘 안 들릴 때 화자의 음성만 추출해 크고 또렷하게 들려주는 ‘액티브 보이스 Pro’ 기능을 탑재했으며, 화자 또는 소리가 나는 물체를 파악해 이것의 움직임대로 사운드를 들려주는 ‘무빙 사운드 Pro’ 기능도 탑재했다.
시청 측면에선 ‘AI 맞춤화면’ 기능을 통해 영화·스포츠·예능 등 영상 장르를 파악해 인식하고 시청 환경을 설정해준다. 학습을 거친 AI가 영화의 분위기에 따라 명암·밝기를 조정해주고, 스포츠의 경우 선수들의 움직임과 잔디의 색감을 살려 좀 더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맞춤화면 기능은 TV를 통한 게임(플레이스테이션 등)을 할 때도 적용된다. ‘AI 오토 게임모드’를 적용하면 FPS(1인칭 슈팅 게임) 장르에선 환경·상황별 밝기를 조절해 ‘색적’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스포츠·레이싱 장르에선 입체감·속도감을 강조한 화면 설정이 적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엔진이 게임 타이틀을 인식해 내용과 장르를 파악하고, 이에 맞게 화질과 사운드 설정을 최적화해 사용자가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브리핑에서 최초로 공개된 ‘Generative Wallpaper’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사용자가 그날의 감정 등 몇 가지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해 분위기를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옛날 영상 또는 저해상도의 영상을 대형 TV에서 최대 8K의 고화질로 볼 수 있는 ‘AI 업스케일링’ 기술도 선보였다. 실제로 관련 기술을 적용한 결과 사물의 윤곽선, 얼굴의 주름 등이 더 선명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전 제품들 대비 뉴럴 네트워크는 25배 이상 적용했으며, AI 수행·처리 속도도 2배가량 높였다”면서 “TV 자체가 ‘온디바이스 AI(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스스로 작동)’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더라도 화질이 저하되거나 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신기능들을 모든 이가 제약 없이 누릴 수 있도록 ‘접근성’ 또한 높였다.
AI 기술로 화면의 윤곽선과 색상을 더욱 뚜렷하게 해주는 ‘릴루미노 모드’는 저시력자도 별도의 기기 없이 선명하게 사물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릴루미노 투게더 모드’를 적용하면 저시력자와 가족이 함께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화면이 양분돼 나타난다.
또한 외장 카메라를 사용해 AI가 사용자의 제스처를 인식해 자막 위치를 변경하거나 수어 통역사 화면의 크기를 200%까지 확대할 수 있으며, 영상 내 텍스트를 AI로 검출해 음성으로 변환하는 ‘들리는 자막’의 경우 추출된 문장의 정확성을 높이고 자연스러운 음성을 제공하는 데 주력해 시각장애인의 시청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기술은 모든 사람이 편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기조 하에 접근성을 높였다”면서 “장애인단체 및 협회 등과 꾸준한 대화를 하며 기술을 보완·향상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용석우 사장은 이날 환영 인사를 통해 “AI 라이프의 구심점 역할을 맡은 삼성 AI TV가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기기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소비자들의 일상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여러 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스크린들이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Personal AI’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삼성 AI TV를 구매한 고객은 향후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 OS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타이젠 OS 7년 업그레이드는 2023년형 일부 제품도 해당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