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 논의가 결국 무산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시·도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홍 시장은 “오늘 경북도의회가 대구시장에 대한 성토의 장이 것은 유감이다”며 “최종 시안인 내일(28일)까지 도의회의 동의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이어 “더 이상의 통합 논의는 장기 과제로 돌리고, 대구혁신 100에 집중하는 것이 대구·경북의 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이 될 같다”면서 “그간 대구·경북 통합을 지지해준 시·도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끌어오던 지방행정 개혁이 서로 다른 생각으로 무산된 것은 참 아쉽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시장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오는 28일까지 대구시가 제시한 통합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현재 쟁점인 시·군 권한과 청사 문제를 9월 말까지 결론 내자고 제안했다.
또 이날 열린 경북도의회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홍 시장에 대한 비판성 발언이 나오고 통합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면서 홍 시장이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즉시 입장문을 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난관이 있더라도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통합은 저출생 등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국가 대개조 사업”이라며 “특히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 다극체제를 만들어 지방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 앞장서서 행정통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행정통합은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진행 과정에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합의와 조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기되어온 문제보다 더 큰 난관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서로 협의하며 조정하는 가운데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대구·경북 통합의 길을 열어가자”고 거듭 행정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난 6월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4자 회동을 갖고 기본 방향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가칭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안’ 제정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이행하고, 2026년 6월 지방선거 직후인 7월 1일 대구·경북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TK행정통합 논의 중 ‘동부청사’, ‘시·군 권한’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