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1일 참고인 신분으로 전주지검에 출석했다.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문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전주지검에 도착한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는데 국정 운영에 있어서 언제나 전 정부 탓을 하는 것 같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3년째 계속한다는 게 도대체 도리에 맞는 일이냐”라며 “윤석열, 김건희 두 분에 대한 각종 비리 혐의가 터져 나오고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니까 이걸 덮기 위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조사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짧게 밝힌 뒤 ‘오늘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할 것’이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조 대표의 지지자들은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중진공 이사장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 등을 담당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조 대표가 2018년 6~7월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 과정, 이상직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고,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는 항공업 경력이 없음에도 같은 해 7월 이 전 의원이 실소유자로 알려진 태국의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전무이사로 채용됐다.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검찰은 조 대표 소환 전날인 지난 30일 다혜씨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서씨의 취업과 태국 이주 과정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지난 20일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인사 검증·관리 업무를 맡았던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올 초엔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해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관련된 청와대 내부 보고 서류 등을 확보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 대한 금융 계좌 추적용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딸 다혜씨 가족과의 자금 거래 흐름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