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무총장 “기후위기 직면, 원전 배제할 여유 없어”

IEA 사무총장 “기후위기 직면, 원전 배제할 여유 없어”

- 파티 비롤 방한…“청정에너지 증가세, 더 많은 노력 必”
- “원전 등 각국 여건 고려한 모든 무탄소에너지원 동원돼야”
- 전날 윤 대통령과 대화…“한국의 청정에너지 다각화 노력 인정”

기사승인 2024-09-03 15:59:40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단상 왼쪽)과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관이 ‘한·IEA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우리나라와 기후산업국제박람회를 공동 개최한 IEA(국제에너지기구)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이 “각국의 여건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어떠한 에너지공급원도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한국의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IEA 공동선언문 발표 및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CFE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으로, 유엔이 제시한 ‘2050년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 달성의 조기 이행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모든 무탄소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하자는 개념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만 인정하는 RE100 캠페인에서 한 발 나아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발전·청정수소 등을 포함한다.

이날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 총 전력 용량 증가분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올해 전 세계 에너지 투자가 처음으로 3조달러(약 4000조원 이상)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에서도 2조달러가 청정에너지에 투자될 계획”이라며 “그럼에도 세계는 여전히 글로벌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원자력, 저공해 수소,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CCUS) 등 모든 종류의 무탄소에너지원과 기술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재생에너지는 특히 기상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데, 이로 인해 일부 국가는 청정에너지원 부국인 반면 빈국도 발생하게 된다”며 “그렇기에 연중무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은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현 상황으로 봤을 때 앞으로 더 많은 원전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한국이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EA는 글로벌 원전 발전량이 지난해 2692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3292TWh(22% 증가), 2050년 4449TWh(65% 증가)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CFE 이니셔티브의 경우 현재 8개국(영국·프랑스·일본·네덜란드·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루마니아·캄보디아)이 지지 선언을 밝힌 바 있어 향후 동참 국가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함께 자리한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관은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청정에너지장관회의를 계기로 작업반(워크스트림)을 만들어 가동한다면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또, IEA가 전 세계 에너지 사용의 약 80%를 차지하는 국가들로 구성된 만큼 이번 공동선언문을 계기로 더 많은 국가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원전의 안전성, 얼마 남지 않은 기후목표 대비 긴 원전 공사기간 등 보완점도 상존한다.

이에 대해 비롤 사무총장은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원전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것은 원전이 안전하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라며 “그럼에도 IEA는 안전성과 관련한 최선의 조치들을 지속 강조할 것이며, 다만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원전을 배제할 여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어 “2050년까지 원대한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대규모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한데, 당장 오늘부터 원전을 짓더라도 2030년까지 완공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원전 수리 및 수명 연장 등 방침을 취해야 할 것이며, 2030년 이후에도 탄소배출량을 줄여나갈 수 있어야 하므로 이에 맞는 SMR(소형모듈원전) 등 다양한 방침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롤 사무총장은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 대통령과 CFE 이니셔티브 협력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에게 한·IEA 협력 강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태양광·풍력 저변, 핵심광물 공급 등 청정에너지 공급 국가가 한정돼 있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전 세계의 도전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청정에너지를 다각화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인정하고, 한국의 청정에너지 제조기술과 핵심광물 정제 기술 등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는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에너지가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으며 내년엔 사상 최대 원전 전력생산량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원자력강국으로 거듭날 한국의 에너지안보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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