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소위 ‘전주(錢主)’ 손모씨가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제 또 다른 전주 김건희 여사가 법의 심판대에 오를 차례”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은 말을 아끼며 여론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가조작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대통령실과 정치 검찰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를 방해하지 말고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법원이 전주 손모씨의 시세 조종 방조 혐의를 인정한 만큼 이제 김 여사를 비호할 명분이 없다”며 “손모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면, 마찬가지로 이 사건의 전주였던 김 여사도 혐의를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명품백 뇌물을 받아도 무죄, 주가조작에 연루되어도 무죄라면 사법 정의는 죽은 것”이라며 “가족이 연루된 특검에 연거푸 거부권을 행사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이제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처리 의지도 드러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심이 열리기 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김건희라는 이름 석 자가 불공정과 국정농단의 대명사가 됐다.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 농단’이라는 국민 분노가 폭발 일보 직전”이라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으로 각종 범죄 의혹과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고 실종된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검찰은 지금이라도 김 여사를 제대로 수사하고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건희·최은순 모녀의 수익이 23억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대통령 부인에게만 관대한 검찰을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김건희 특검법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존대로 사법부 판단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별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손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됐다. 이로써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더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기소 가능성은 커졌지만 검찰이 여론에 따라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받아선 안 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운 전날 YTN라디오에서 “오늘 판결과 관련해서 복잡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인 논리가 김 여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또 이러한 의혹과 논란이 양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무적으로는 굉장히 복잡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