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에는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하는 신약 개발 움직임도 나타나는 추세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지난 2014년 630만명에서 2023년 743만명으로 증가했다. 10년간 100만명 이상 늘었다.
환자 수요 증가에 따라 스테로이드제, 항류코트리엔 제제 등 비염 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항류코트리엔 시장의 규모는 2001억원으로, 지난 2018년(1177억원) 대비 70% 성장했다. 먹는 스테로이드제 처방 비율은 2010년 23.60%에서 2018년 28.70%로 증가했다. 분무용 스테로이드제 처방률도 2010~2015년 10%대에서 2018년 14.67%로 뛰었다.
알레르기 비염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제네릭(복제약) 제품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삼아제약의 ‘씨투스정’(성분명 프란루카스트)은 지난해 처방실적 4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74% 올랐다. 씨투스정은 항류코트리엔 제제 중에서도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갖는다. 이를 노린 9곳의 제약사들이 씨투스정 제네릭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몬테루카스트 성분 비염치료제는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며, 관련 제네릭 품목만 319개에 달한다. 최근엔 한미약품의 ‘몬테리진’(몬테루카스트나르륨+레보세티리진염산염)이 지난해 특허가 만료되면서 20여개의 제네릭이 쏟아졌다. 몬테리진은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을 동반 관리할 수 있는 국내 유일 복합제로, 2021년 매출액이 96억원에 그쳤지만 2023년엔 156억원을 달성했다.
알레르기 비염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니들(미세주사) 패치 의약품 전문기업인 라파스는 면역치료제 ‘DF19001’을 개발 중이다. DF19001은 비염을 유발하는 항원을 탑재한 면역치료제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이용한 개량 신약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천식·알레르기비염 복합제(개발명 UI064)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 오는 2027년 전 임상 진입을 목표로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을 겨냥한 치료제 ‘GI-305'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 시장에서 졸음을 유발하지 않거나 효과를 높인 복합제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코에 뿌리거나 씹어 먹는 형태의 약물 제형도 나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인 치료제는 없어 미충족 수요가 있다”며 “면역을 직접 조절하는 신약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대부분 임상 초기인 만큼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