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 의사의 의료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의사 수는 5년 새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외국인 의사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의사는 2019년 452명에서 2024년 6월 546명으로 5년 간 20.8% 늘어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452명, 2020년 472명, 2021명 485명, 2022명 500명, 2023년 521명, 2024년 6월 546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외국인 의사 중 전문의는 매년 약 80%대를 유지했고, 일반의는 매년 약 80명 수준이었다.
전문과목별로 보면 올해 기준 내과 69명, 가정의학과 58명, 산부인과 37명, 외과 34명, 정형외과 33명, 소아청소년과 32명으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외국인 의사가 많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2019년 6명에서 2024년 6월 13명으로 늘었으며, 신경외과 전문의도 같은 기간 9명에서 14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에서 인기과목으로 분류되는 피부과는 2019년 8명에서 2024년 6월 5명으로 감소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18조에 따르면 △교육 또는 기술 협력 △교육연구사업 △의료봉사 업무 수행을 하려는 외국인 의사 면허자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을 거쳐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외국 의사 면허자에 대한 국내 의료행위 승인 건수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2022년 74~89건에서 2023년 149건에 이어 올해는 8월까지 101건으로 증가 추세다. 복지부가 제출한 ‘외국 의사 면허자의 국내 의료행위 승인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외국 의사 면허자의 국내 의료행위 승인 건수는 의사 493건, 치과의사 91건으로 총 584건이었다.
국내 외국인 의사는 늘고 있지만 활용·관리 체계는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5월8일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외국 의사 면허자의 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제18조’를 개정하는 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해당 공고에 따른 찬반 격론이 벌어지며 개정되지 못하고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진숙 의원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과목 중심으로 외국인 의사가 늘어난 배경이 무엇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숙의를 거치치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한 복지부의 외국 의사 면허자 도입 추진 계획은 원점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