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DX코리아 2024 [가봤더니]

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DX코리아 2024 [가봤더니]

- 드론·첨단장비 등 軍 기술 총망라…28일까지
- ‘가볍고 안전하게’…국내외 180여 개 방산社 참여
- 둘로 나뉜 방산전시회, “갈등 봉합해 K-방산 상승 이어가야”

기사승인 2024-09-26 06:00:08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제6회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코리아 2024)’ 행사장 전경. 사진=김재민 기자 

한국전쟁이 멈춘 지 100년이 채 되지 않은 휴전 국가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 확립이라는 명목 하에 가파른 성장세를 이뤄왔다. 그 결과, 10년 전 30억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방산수출 규모는 올해 2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전쟁 등 글로벌 정세 불안 속에 글로벌 주요국들은 K-방산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제6회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코리아 2024)’은 이 같은 성장세를 전 세계에 증명하는 자리다.

‘평화와 미래, 그 약속의 시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방위산업학회와 디펜스엑스포(IDX)가 공동주최 및 주관을 맡아 국내기업 약 150개사와 미국, 루마니아, 베트남 등 해외 15개국 28개사가 참여해 방산 관련 제품을 소개한다. 국방과학연구소 등 기관과 기업의 교류, 해외 여러 국가와의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번 전시회에선 드론과 관련된 기술력·장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시 드론을 활용한 게릴라 공격을 연일 이어가고 있어 현대전(戰)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시 및 정찰, 통신, 물자 수송, 타격 등 상황별 역할을 수행하는 드론 제품군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드론 등 무인비행체(UAV) 기술·제품 개발 기업 (주)니나노컴퍼니는 타격, 감시 및 정찰, 통신 중계, 물자 수송 등 전투 상황별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드론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부스 관계자는 “드론에 탑재한 고성능 EO/IR 카메라로 주·야간 관계없이 타깃 식별 및 감시가 가능하며, 테일시터(tail-sitter)형 무인비행체가 수직이착륙 및 수평전진 비행을 가능케 해 먼 거리나 넓은 면적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용 드론 뿐만 아니라 산업용·농업용·교육용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주)순돌이드론은 MFS(다중제어시스템, Multi-Formation System)를 활용해 단일 통신망으로 다수의 드론을 개별 또는 편대 비행제어할 수 있다. 다기종·이기종 등 임무 플랫폼들을 다수 동시 운용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지난해 ‘국방부장관배 드론봇챌린지’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드론으로 전투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만큼, 불법·비인가 드론으로부터 방어지역을 지켜내는 안티드론(Anti-Drone) 시스템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무선통신 및 안티드론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비스타컴은 위성신호 기만 기술이 적용된 드론 방어 시스템 ‘드론돔’을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받아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대통령 경호처 등 공공·보안시설에 공급해 왔다.

(주)비스타컴이 선보인 ‘하이브리드 안티드론 시스템’. 불법·비인가 등 적군의 드론을 탐지·식별해 무력화하는 기능까지 통합 탑재했다. 사진=김재민 기자 

이날 현장에서 비스타컴은 첨단 RF 재머 및 GNSS 스푸핑 대응 시스템을 토대로 최대 탐지거리 4km 이상, 360도 전 방위 탐지 범위를 갖춘 ‘하이브리드 안티드론 시스템’을 선보였다. 시스템 하나에 탐지, 식별, 무력화 기능이 모두 통합된 개념이다.  

전시회에서 업체들이 선보인 군복 등 현대 군 장비의 공통 핵심은 경량화·안전성이다. 소재 전문기업 (주)광장이노텍이 보유하고 있는 에어로젤(Aerogel) 섬유는 다공성 구조의 무기질 이산화규소로, 우주복에 사용되고 있어 미래 유망 소재로 꼽힌다. 초경량성 뿐만 아니라 초단열성, 초발수성, 준불연성을 갖고 있다. 광장이노텍 부스 관계자는 “에어로젤 특성을 토대로 전장에서 수중 및 육상작전을 연속적으로 수행해도 피복이 젖지 않아 체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전장의 강한 화염 속에서도 일정한 시간 동안 신체를 보호할 수 있다”면서 “다기능 생존 슈트, 전술잠수복, 방상외피·내피 등으로 점차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군수품 업체 ‘GLOCK’의 권총을 전시한 에이앤티코리아 부스 관계자는 “글록의 경우 플라스틱 폴리머 소재를 적용해 타 권총 대비 무게가 가벼워 적중률이 높다”면서 “부품도 단순해 수리·관리가 용이하고, 최근에는 총을 떨어뜨려도 격발이 되지 않는 안전성도 확보해 미국 등 많은 나라에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산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가 개막됐지만, 올해는 소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탓에 다소 어수선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장병들이 탄창이 없는 ‘GLOCK’의 실제 권총을 조작해보고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그간 DX코리아는 IDX와 육군협회가 공동 개최해 왔었으나 회계처리상 신뢰 문제, 수익금 배분, 전시회 주도권 등을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다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올해 따로 전시회를 열게 됐다. DX코리아 명칭은 지난 2021년 상표권을 등록해둔 IDX가 사용하고, 육군협회는 국군의 육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내달 2~6일 ‘KADEX 2024’라는 이름으로 방산전시회를 연다.

DX코리아에 참여한 한 업체 부스 관계자는 “아무래도 업체들 사이에서도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수선한 감이 있었고, 일부 업체는 두 행사 모두 참석해 비용이 두 배로 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면서 “군에서 양측의 갈등을 중립적 입장에서 미리 중재해줄 필요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아쉽고, 이번 행사 이후에 대화를 지속한다고 하니 다음 2026년 행사는 통합 개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부스 관계자는 “중견·중소기업 입장에선 전시회를 통해 해외 바이어와 접촉해 수출 활로를 넓히는 것이 큰 목적인데, 전시회가 둘로 나뉘면 그만큼 바이어들도 나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방산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이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잡음이 없도록 화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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