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꿀벌 폐사 대응, 해외보다 10년 늦어…연구 용역 단 1건” [2024 국감]

“우리나라 꿀벌 폐사 대응, 해외보다 10년 늦어…연구 용역 단 1건” [2024 국감]

기사승인 2024-10-11 16:54:55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에게 꿀벌 폐사와 관련해 질의하기에 앞서 꿀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에서 10여년 전부터 시행한 꿀벌 폐사 대응을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시작하는 등 ‘늑장 대응’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채소, 과일 농작물의 수분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분 매개자인 꿀벌의 집단 폐사가 나타나고 있어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농촌진흥청 국정감사 현장에 상추, 벌꿀, 아몬드 등을 가져와 들어보이며 “수분 매개자인 꿀벌이 사라지는 게 2000년대 중반에 시작됐다”며 “미국·유럽 등에서는 10년 전부터 국가 차원 R&D(연구개발) 투자를 시작하고, 일본도 2013년부터 대응을 하고 있지만 농촌진흥청은 2023년부터 대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농진청에 제출받은 ‘꿀벌 보호 및 육성을 위한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농진청은 사업 예산 95억2500만원 중 지난 8월까지 30억300만원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꿀벌자원 육성품종 증식장 조성에는 부지선정 지연, 사업부지 매입 지연 등의 이유로 총 60억여원 중 약 13억원만 집행됐다.

꿀벌에 대한 연구 용역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꿀벌  관련 연구용역은 2018년 1건에 불과하다”며 “200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우리는 늦게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이면서 과학자적인 마인드를 가진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집필한 ‘꿀벌의 예언’에는 꿀벌이 사라짐으로써 인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집단 폐사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양봉협회 자료를 보면 벌통 153만7000개 중 61%인 94만4000여개 벌통이 망가졌는데, 한 통에 1만5000~2만 마리가 산다”며 “어림 잡아 141억~188억마리가 폐사했다”고 강조했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이 의원의 지적에 “(문제 해결을 위해) 저항성 품종 연구개발을 늘리고 증식장도 조기에 완공을 거치려 한다”며 “꿀벌 응애를 발견하는 디지털장치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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