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부동산 자산을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부동산 여러 개를 묶어서 매각하는 벌크세일(bulk sale)을 진행한다. 부동산을 묶어서 파는 만큼 입찰자는 개별 구입 때보다 좀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보가 벌크세일을 추진하는 이유는 부동산 자산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예보는 2011년부터 발생한 저축은행 부실과 파산 등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예보는 취득한 부동산, 주식, 미술품 등의 자산을 매각해 지원 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취득한 부동산 자산들의 물건의 매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또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업시설, 임야, 사업부지가 많아 회수 여건이 쉽지 않다. 이에 예보는 단순 개별 공매를 통해 판매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식의 매각방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러 매각방식 중 하나가 ‘클린페어’다. 클린페어는 개별적으로 매각하기보다는 부동산을 한데 모아 소개하면서 입찰자의 관심을 끄는 방식으로 클린페어 도입을 통해 예보는 아파트 399억원(1건), 상업시설 7억원(2건)을 판매하는 성과를 얻었다.
클린페어에서 더 나아간 매각 방식이 이번에 추진하는 벌크세일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예보의 잔여자산은 1993억원에 이른다. 또한 부동산 매각주관사의 성공보수를 높이고, 조기에 고가 매각할 경우 추가 보수를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 적극적인 매각업무를 유도할 계획이다. 미술품의 경우 작가별로 수요자층을 설정해 집중 마케팅에 나선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벌크세일 방식 매각은 향후 추진 예정”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우선 과감한 자산 정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