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절반 50·60대 남성…“실직·이혼 후 고립상태 심해져”

고독사 절반 50·60대 남성…“실직·이혼 후 고립상태 심해져”

기사승인 2024-10-17 15:29:21
쿠키뉴스 자료사진

홀로 고립된 채 삶을 마감하는 한국인이 한해 36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절반 이상은 50·60대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17일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661명에 달했다. 한국의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1.04명이었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고독사 현황에 대한 공식적 집계가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고 이듬해 12월 복지부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지난 2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는 다소 늘어났다. 2021년 3378명, 2022년 3559명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사망자가 증가세를 보인 건 1인 가구 증가 외에도 2022년 이전 실태조사 기준보다 고독사 대상을 ‘홀로 사는 사람’에서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생활하던 사람’으로 더 넓게 규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50·60대 장년층 남성이 53.9%를 차지할 만큼 취약 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남성이 3053명(84.1%)으로, 여성 579명보다 5배가량 많았다. 성별 미상자는 29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1146명)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0대(1097명), 40대(502명), 70대(470명) 순이었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장년층 남성이 실직이나 이혼을 하는 경우 사회적 고립 상태가 더욱 심해진다”며 “특히 남성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 사회적으로 움츠러드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관에서 중년 남성들을 위한 ‘반찬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지자체 사업이 유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독사 발생이 많지 않지만 고독사 사망자 중 다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1%였다. 연령대별로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59.5%), 30대(43.4%)에서 높았고, 50대(14.1%), 60대(8.3%)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독사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광역지자체 기준)은 경기(922명), 서울(559명), 부산(287명) 순이었으며, 이는 인구가 많은 지역과 대체로 일치한다. 

장소별로 보면 고독사 절반 가까이는 주택에서 발생했다. 주택(48.1%), 아파트(21.8%), 원룸·오피스텔(20.7%) 순으로 나타났다. 

배형우 보건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올해 7월부터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조금씩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고독사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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