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짙어진 ‘지옥2’, 김성철 열연 돋보이네 [더 볼까말까]

더 짙어진 ‘지옥2’, 김성철 열연 돋보이네 [더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4-10-22 06:00:05
오는 25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시즌 2 스틸컷. 넷플릭스

지옥 고지가 만연해진 세상은 더 어둡고 탁해졌다. 화살촉 세력이 득세한 가운데 새진리회의 입지는 점차 좁아져 가고, 정부는 이들을 제어할 힘이 없다. 사회 질서가 무너지자 정부는 새진리회와 손잡기로 한다. 부활한 박정자(김신록)를 스피커 삼아 새 교리를 전파하며 주도권을 자신들이 뺏겠다는 생각이다. 이들의 유일한 위협요인은 실종 상태였던 정진수(김성철)가 돌아오는 것뿐이다. 세상은 다시 이들의 뜻대로 흘러가게 될까. 

넷플릭스 ‘지옥’ 시즌 2(이하 지옥2)는 정면 돌파를 택하며 포문을 연다. 언론에 미리 공개된 1~3회에서 가장 뇌리에 깊숙이 남은 건 새로이 정진수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성철이다. 지난 시즌에서 유아인이 정진수를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만큼, 김성철이 그를 대체할 수 있을지 우려가 이어졌다. ‘지옥2’는 첫 회부터 김성철의 정진수를 배치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경이롭다. 누군가를 대신한 게 아닌, 자신만의 연기를 완벽하게 해낸다. 유아인이 해석하고 구축한 기존 정진수와 들뜨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듬뿍 담아낸 정진수를 만들어냈다. 김성철의 열연 덕에 ‘지옥2’의 세계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전 시즌에 이어 ‘지옥2’ 역시 어두운 기조가 이어진다. 광기에 휩싸인 화살촉 군단은 더욱더 괴이하고 폭발적이다. 갈피 못 잡는 새진리회의 손을 잡아준 정부와 세상을 전복시키려는 화살촉, 이들을 경계하는 소도까지 각 세력 사이 대립 구도는 더욱 선명해졌다. 언뜻 보면 선악이 뚜렷하게 구분된 듯하지만 이야기를 파고들수록 이기심이 파다하다. 죽음 고지라는 비극에 슬퍼하고 피해자를 감싸려는 도덕심은 희미해진지 오래다. 메시지를 설파하는 과정에서 군더더기가 여럿 보인다. 이를 만회하는 건 배우들의 열연이다. 존재감을 떨치는 김성철부터 과감한 액션을 해낸 김현주와 지금껏 본 적 없던 신선한 차량 추격 장면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김신록도 물 오른 연기를 해낸다. 문근영은 완전히 새로운 변신을 감행했다. 4회부터는 돌아온 정진수가 예상외 선택을 하며 전환점을 마련한다. 총 6부작. 오는 25일 전편 공개.

‘지옥’ 시즌 2 스틸컷. 넷플릭스
‘지옥’ 시즌 2 스틸컷. 넷플릭스

더 볼까

박정자와 정진수, 두 부활자가 ‘지옥2’를 견고히 떠받는다. 살아남은 이들이 죽음의 순간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 흥미를 더한다. 시즌 1보다 덜 잔혹한 덕에 시청하며 느끼는 피로감 역시 줄었다. 잔인하기만 하던 액션에도 멋이 생겼다. 타격감 좋은 전투 장면과 카 체이싱(차량 추격) 등 여러 종류의 액션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김성철이 연기할 정진수를 미심쩍어하거나 그의 활약 기대했던 시청자 모두에게 ‘지옥2’는 좋은 선물이 될 만하다. 새로 합류한 문소리 역시 기대를 충족시킨다. 이전 시즌에서 뿌려둔 복선을 충실히 회수하는 게 ‘지옥2’의 볼거리다. 배우들은 공개 하루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즌 1에서 기대한 모습이 시즌 2에 모두 담겼다”고 자신했다.

그만 볼까

과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군데군데 있다. 화살촉 군단이 특히 그렇다. 캐릭터성이 강한 집단을 기괴한 연출로 담아 부담스러운 인상을 준다. 설명형 대사를 못 견디는 시청자는 따분함을 느낄 수 있다. 그간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일부 장면이 다소 뻔하게 느껴져서다. 회상 장면의 분량이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배우 문근영이 특별출연한 3회가 대표적이다. 배우의 존재감이 너무 커 이야기에 들뜬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일부 장면도 아쉽다. 전반적으로 화면이 어두워 눈에 피로감을 더한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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