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국감 본연의 역할 상실한 ‘전북자치도 국감’

[편집자시선]국감 본연의 역할 상실한 ‘전북자치도 국감’

국감 현안 호소하는 자리 아닌 그릇된 행정 질타하고 바로잡는 기회
여야 의원 ‘전북 이슈’ 제대로 지적 못하고 정부 지원 미흡함만 성토

기사승인 2024-10-22 11:18:55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제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국감)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10명과 국민의힘·조국혁신당 각 1명씩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전북 의원들은 국감 초반부터 전북 현안을 거론하며 해결을 요구하는 등 각 상임위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국감은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국감’으로 이름 붙인 만큼 민생보다 정부의 실정을 공격하는 데 치중하고 있어 여야 대치와 정쟁에 휩싸여 있지만 전북 의원들은 지역구 민생에 대한 질의를 적절히 안배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춘석 의원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새만금 사업의 개발 주체 부재와 새만금 공항 확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 정부 새만금 사업 실태를 지적했다. 이원택 의원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의 예산 증액과 새만금 농생명용지 활성화를 위한 비전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윤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전북에 공약 과제로 제시했던 문화·체육·관광 분야 공약 총 55개 사업 중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단 11개, 비율로는 20%에 불과하다며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무주 태권도 사관학교 문제를 끄집어내 질타했다.

이성윤 의원은 보편적으로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헌법재판소 전주 이전과 전주가정법원 설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고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새만금잼버리의 공정한 감사를 촉구하고 파행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환경노동위원장인 안호영 의원은 환경부 국감에서 새만금 수질 문제를 지적하며 새만금 해수유통을 통한 새만금 조력발전 추진을 요청했다.

그래도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전북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 전북은 지난해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이어 2년 연속 국감 대상이 되었는데 전북자치도는 이번 국감에서 전북 현안을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인사말에서부터 지역 간 균형발전은 지방의 단순한 볼멘소리가 아니고 헌법에 기반한 국가의 의무라며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획계획은 지역별 균형 있는 교통인프라 지원이 절실하지만 전북은 전국 유일 광역교통망 지원이 되지 않는 지역"이라고 강조하고 '대광법' 개정에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잼버리 사태 책임 소재에 따른 SOC 사업 예산 삭감과 새만금 활용 전면 재검토로 인해 전북이 입은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새만금 사업 진행이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이 중구난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입주한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문제도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도 새만금 신공항의 확정이 급선무라고 지적했고 새만금과 포항(영일만)간 고속화 도로인 동서 3축 도로망 중 전북도내 일부 구간 사업이 지지부진한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특별자치도 국정감사는 전북 현안에 대해 정부 지원을 성토하는 모양새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자치도 의도대로 국토위 의원들에게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고 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을 도출하는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이 형사의 위치에서 행정부와 국가기관들에 대한 감사와 감찰을 진행하고 사회적인 문제 등에 대해서 비판하는 자리로 대상 기관의 잘잘못을 따지고 시정토록 하는 국회 고유의 권한이다. 

국정감사가 지역의 현안을 듣고 해법을 모색하고 격려하는 자리라면 전북자치도 국감처럼 여야 의원들이 중앙부처의 부족한 관심을 지적하는 것이 옳겠으나 국감은 전북자치도의 행정과 시책의 그릇된 것에 대해 지적하고, 이를 올바르게 시정하고, 질타하는 자리로 본연의 역할을 못했다고 할 수 있디.

이번 국감은 전북지치도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울지 모르지만 국토위 여야 의원들의 부족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중앙부처 장관을 상대로 할 때에는 자신 지역구의 현안과 사업을 지적하며 지원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지자체 국감에서는 지자체의 잘못을 지적하고 현안들을 타결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의 부족함을 질타해야 한다. 

이번 국감도 한 열흘 남았다. 전북 국회의원들의 더 많은 노고와 선전을 기대하며 전북자치도 도 일회성 국감이 지났다고 안도하지 말고 지역 발전과 현안 타결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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