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성적 모욕하며 인격 말살시켜”…‘서울대 N번방’ 주범 징역 10년

“장시간 성적 모욕하며 인격 말살시켜”…‘서울대 N번방’ 주범 징역 10년

기사승인 2024-10-31 08:35:43
게티이미지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이라 불리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의 주범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는 전날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주범 박모(40)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강모(31)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10년, 강씨에게 징역 6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국내 최고 지성이 모인 대학교에서 동문을 상대로 ‘지인능욕’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은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고 범죄의 빌미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같은 학교 동료로 선의로 피고인을 대했는데도 마치 사냥감을 선택하듯이 피해자를 선정해 텔레그램이라는 가상 공간을 빌려 지극히 일상적인 사진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성적으로 모욕하며 인격을 말살시켰다”며 “이와 같은 범죄는 피해자들의 신뢰와 호의를 배신한 것이라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며 합성 음란물을 두고 나눈 대화를 보면 극히 혐오스럽고 저질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신병적 증세로 범행했다기보다는 갖고 있던 피해의식,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증오심으로 텔레그램이 보장하는 익명성 등을 이용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텔레그램의 보안성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우후죽순으로 퍼지고 있는 반면, 텔레그램 속성으로 그 범죄를 단죄하는 것이 어렵다”며 “피해자들의 수년간 노력 끝에 피고인들이 간신히 체포됐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청구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은 서울대 출신인 박씨와 강씨 등이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학 동문 등 여성 수십 명의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과 합성해 소지 및 유포한 사건이다.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유포된 음란물만 1,700여건으로 조사됐으며, 확인된 피해자는 서울대 동문 12명을 포함해 61명에 달하며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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