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서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해 한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한다. 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총리가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는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열렸던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시정연설은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연설을 말한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했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 시정연설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매년 시정연설에 나서는 관행이 만들어진 것은 2013년 박근혜 정부부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직접 나와야 한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내용,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극심한 데다 야권에서 대통령 탄핵론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시정연설이 정쟁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