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MW, 하자제품 수입 못 거른다…점검센터 통과한 교체 차량

[단독] BMW, 하자제품 수입 못 거른다…점검센터 통과한 교체 차량

럭셔리 BMW, 교체품 문 장착 차량 국내서 버젓이 판매
BMW 코리아 “교체품 가능성 있지만 딜러사가 조율해야”
BMW 출고 전 점검 센터, 교체품 검수 기능 작동 못 해
하자 제품 수입하고 책임은 외면...피해는 소비자에 전가

기사승인 2024-11-11 06:00:05

자동차 성능 검사장에서 교체품으로 인정받은 운전석 문 확대 사진. 사진=제보자 제공 

수입차 판매 시장에서 왕좌를 지키고 있는 BMW가 해외 현지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사후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BMW 코리아는 현지 공장에서 출고품 사이에 교체품을 끼워넣고 국내도 들여온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BMW 코리아는 미국 공장에서 출고된 ‘X3 30E’ 차량 운전석 문이 ‘교체품’이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해당 차량은 지난 2022년 2월 ‘출고품’ 형태로 김준민(가명)씨에게 인도된 지 2년 만에 운전석 앞문이 교체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차주 김씨는 “2년 동안 3만609km를 탔다. 그동안 사고나 부품 교체 전적은 전무하다. 중고차 딜러사에서 차량 성능 검사 때 운전석 문이 출고품이 아닌 한 번 교체된 제품이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즉시 BMW 서비스센터에 해당 내용을 접수했다. 또한 외부 사설업체에 차량 성능 검사를 다시 외뢰했지만, 같은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이를 BMW 동성모터스에 알렸다.

하지만 BMW 동성모터스는 중고차 전문평가사와 외부 사설업체의 ‘100% 교체품’이라는 진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의 차량을 한 차례 차량 검증했지만, 교체품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 성능 검사장에서 교체품으로 인정받은 운전석 문 확대 사진. 사진=제보자 제공 

이에 해당 차량 성능 검사에 참여한 전문평가사는 교체품과 출고품은 색상으로 구별할 수 있어 근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전문 평가사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와 일본차는 품목 교체 시 검은색을 띤다. 실제 검증 시 운전석 문만 검은색임을 확인했다. 출고품이 아닌 교체품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전석 문 볼트도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모서리 또한 마모되어 있었다. 설령 해당 차량이 국내에서 판매되기 전에 교체되었더라도 엄연히 출고품과 색이 다른 교체품이다. 해당 차량은 교체 이력이 있기 때문에 매물 시 사고 차량으로 분류될 수 있다. 신차를 구매한 고객이 억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BMW 코리아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전문평가사·외부 사설업체의 ‘추정’에 불과하다면서도 해외 공정 과정에서 교체될 가능성을 인정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현지 공장에서 종종 단차를 줄이기 위해 볼트 조정을 할 수 있다. 해당 차량은 2021년 미국 공장에서 출고된 차량이다. 현지 생산 과정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더라도 BMW 기준에 맞춰 생산한 차량이다. 이러한 이유로 하자 고지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운전석 문이 출고품 색상과 다른 것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또한 소비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딜러사와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지 생산 과정에서 출고품이 교체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뚜렷한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비싼 수입차가 생산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데다 손해 발생 시 온전히 고객이 떠안아야 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교환, 판금 등 이상 부위 항목에 체크가 되어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통상 중고차 시장에서 교체품 이력은 매매 시세에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안이다. 

김씨의 경우 사고 이력이 의심되는 도어 교체 진단으로 중고차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해외 현지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차의 미흡한 필터링 및 부실한 시스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X3 30E 차주 김준민(가명)씨는 BMW 코리아의 대응 방식과 PDI(출고 전 점검 센터) 검수 과정을 지적했다. 

김씨는 “PDI에서 관련 사안을 파악하지 못하고 고객에게 인도했다면 BMW 코리아 측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어떤 설명이나 안내도 뚜렷하게 하지 않았다. 매물로 내놓으려던 차를 꼼짝없이 세워두고 있다. 소비자가 수입차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PDI센터는 자동차 수입 후 소비자에게 차를 인도하기 전 자동차의 성능과 기능을 검사하는 곳으로. 보세지역에 해당돼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해외 공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PDI 센터에서 발견하면 교체나 교환이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PDI 센터 담당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주로 외관을 점검하는 작업이 이뤄져 교체품 발견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운전석 문이 교체품인지 출고품인지 알기 위해서는 차량을 해체해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앞서 비슷한 사례가 있어 내부에서 논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PDI 센터에서는 차량을 수백대 점검한다. 그러다보니 외관의 문제가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핀다. 볼트가 풀린 흔적이 있더라도 교체품인지 출고품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이유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BMW 코리아 측은 보상과 관련해 “BMW 동성모터스로부터 고객과의 논의 계획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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