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하는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전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31곳이 참여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현재 전체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총 31개가 지원사업에 선정돼 참여기관이 65%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차 선정 이후에도 5개 기관이 추가로 신청 중인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주 제3차 선정평가를 통해 △강릉아산병원 △건국대병원 △건양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부산백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조선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13개 기관을 추가로 선정했다.
박 차관은 “더 많은 의료기관이 의료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신청기간을 두고 모집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조전환에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은 중환자실, 특수병상, 소아·고위험분만·응급 등 유지·강화가 필요한 병상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병상을 최대 15%가량 줄이고, 중증·응급환자 진료 비중은 70%까지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가 한 팀을 이루는 진료시스템을 도입해 중증환자에 대응할 역량도 갖춰나간다. 단순한 환자 의뢰·회송에서 벗어나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권역 내 진료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진료정보 연계 시스템을 마련하고, 환자 증상에 따라 상급병원으로 의뢰하는 신속진료체계(패스트트랙) 구축도 지원한다.
더불어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전공의들의 주간 근무시간은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연속 근무시간은 36시간에서 24시간~30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제도화한다. 또 전공의들이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담당 지도 전문의’를 지정하고, ‘다기관 협력 수련모형 시범사업’을 통해 중증부터 경증까지 다양한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수련수당 지원 대상을 소아청소년과에서 산부인과,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8개 과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증·응급과 같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수련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박 차관은 “정부는 수련환경 개선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을 올해 79억원에서 내년 3719억원으로 대폭 증액 편성했다”면서 “국회에서 수련체계 혁신을 위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일 출범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박 차관은 “이번 협의체 출범이 정치권, 의료단체, 정부가 모여 의료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속도감 있게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외에 대한의사협회,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들도 협의체에 참여하길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