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량지수에 따른 비만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 8일 ‘2024년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현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을 27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BMI(Body Mass Index)는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의 기준으로 가장 널리 쓰는 척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기준에 따라 BMI 18.5~22.9를 ‘정상’, 23~24.9를 ‘비만 전 단계’(위험 체중·과체중), 25 이상을 ‘비만’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최대 847만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해 BMI 수준별로 사망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관찰 시작 시점 이후 5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 결과, BMI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고 BMI 18.5 미만과 BMI 35 이상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았다. 특히 BMI 25 이상에서 사망 위험 증가폭을 살펴보면, BMI 29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사망 위험 증가폭이 2배 증가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을 포함한 심뇌혈관질환과 BMI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에선 BMI가 높아질수록 질병 발생 위험이 전반적으로 커졌으며, BMI 25 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고혈압, 당뇨병은 BMI 34 구간(각각 2.06배, 2.88배), 이상지질혈증은 BMI 33 구간(1.24배),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은 BMI 34 구간(각각 1.47배, 1.06배)에서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BMI 25 이상에서 질병 위험 증가폭을 살펴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BMI 27 구간, 또 심혈관질환은 BMI 29 구간, 뇌혈관질환의 경우 BMI 31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발생 증가폭이 커졌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선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였지만, 그간 우리의 체형과 생활습관,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비만 진단 기준은 질병과의 연관성을 우선시하고 사망 자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현 BMI 진단 기준을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 기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선미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중국은 이미 BMI 28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공단은 만성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성이 높은 비만 인구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