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요리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열풍이 확산되면서 유통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유통업계는 흑백요리사 효과에 힘입어 출연 셰프들과 행사는 물론, 협업 상품을 내놓는 등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들과의 협업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4 배민외식업컨퍼런스’에 흑백요리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와 정지선 셰프를 초대한다. 이들은 내년도 외식업의 성공 전략을 공유하는 한편 노하우를 전수할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다음달 흑백요리사 우승자 권성준 셰프와 함께 ‘크리스마스 다이닝’ 이벤트를 진행한다. 권 셰프는 흑백요리사에서 맛밤을 활용한 ‘밤티라미수’를 선보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다이닝에서 밤티라미수를 포함한 특별한 코스 요리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권성준 셰프에게 직접 배우는 ’코리아-이탈리안 퀴진 클래스(한식-이태리식 요리수업)‘를 마련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백수저‘로 출연한 15년 연속 미쉐린 셰프 ’파브리‘와 한국 식재료를 활용해 연말 파티용 요리를 배울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명품관에 이어 22~28일 수원 광교점에서 박은영 셰프의 동파육 만두 팝업스토어를 연다. 박 셰프는 흑백요리사에서 닉네임 ‘중식여신’으로 출연해 1차 예선을 통과한 바 있다.
이마트24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셰프들과 협업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흑백요리사에서 이른바 ‘실눈 캐릭터’로 눈길을 모았던 김도윤 셰프와 먹거리 3종을 선보인다. 김 셰프는 미쉐린 1스타 한식당 ‘윤서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한식을 접목한 △오색나물 비빔밥 △참치마요 취나물김밥 △참시래기나물 김밥을 출시하고 상품 판매 금액의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흑백요리사 ‘50억초밥왕’으로 출연한 이경재 셰프와 함께 ‘감태계란마끼’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오늘의 초밥’을 운영하는 이경재 셰프가 상품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상품을 직접 맛보며 자문을 담당했다.
식당 예약 앱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첫 방송 직후인 지난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출연 셰프들의 식당 검색량은 전주 대비 74배 급증했다. 해당 셰프들의 식당 예약도 1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계열의 편집숍 29CM 통계를 보면 9월 17일부터 10월 16일까지 주방가전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67% 증가했다.
흑백요리사 인기에 힘입어 편의점 앱 사용자 수도 급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편의점 CU의 포켓CU 앱은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의 밤티라미수컵 예약을 시작한 이달 2주차에 주간 사용자 수가 137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1주차 109만명 대비 28만명 증가한 수치다. GS25의 우리동네GS 앱에선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만찢남’ 조광효 셰프의 중식 시리즈 2종 예약이 시작된 이달 3주차 사용자 수가 241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흑백요리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유통 업체들도 다양한 협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화제성을 기반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