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올해 3분기 전체 가계빚은 1900조원을 넘겼다. 통계 집계 이래 최대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 신용’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 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원이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 신용은 지난해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판매신용)에 더한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가계빚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올해 1분기(-3조1000억원)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분기(13조4000억원)으로 다시 증가 전환했다. 3분기에는 증가폭이 더 커졌다. 3분기 증가폭은 18조원에 달해 2021년 4분기(35조원) 이후 가장 크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가계 빚 증가세를 견인했다. 주담대는 전분기 보다 19조4000억원 불었다. 증가폭은 2021년 3분기 20조9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7000억원)은 3조4000억원 줄었다. 12분기 연속 하락이다.
주담대 급증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바람’을 타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올 1분기 5만9000호, 2분기 8만3000호, 3분기 9만6000호에 달한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배경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 등 거시 건전성 정책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9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수도권 주택 거래 증가 속도도 더뎌진 만큼,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대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